은행서 고위험 사모펀드 못판다...CEO 책임기준 강화
은행서 고위험 사모펀드 못판다...CEO 책임기준 강화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11.1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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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14일 DLF 종합대책안 발표

앞으로 은행에서는 원금손실 가능성이 20~30% 이상인 고난도(고위험) 사모펀드 및 신탁 판매가 제한된다. 위험감수능력이 있는 투자자가 자기책임 하에 투자할 수 있도록 사모펀드 최소 투자금액도 기존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된다.

또 고위험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서 금융사의 불완전판매, 내부통제 미흡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경영진이 책임지도록 하는 방안도 명확하게 마련한다. 모두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4일 오후 금융위원회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김현경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4일 오후 금융위원회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김현경 기자

금융위원회는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는 지난 8월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에서 판매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에서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한지 약 3개월 만이다.

금융위는 이번 DLF 사태가 금융사의 공모규제 회피, 투자자보호 및 내부통제 미흡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이에 따라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금융사의 금융투자상품 판매 기준과 과정을 대폭 강화하고, 금융사 경영진에 대한 책임과 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을 이번 종합개선안에 담았다.

우선, 금융위는 은행에서의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를 제한하고, 은행을 투자자보호 장치가 잘 갖춰진 공모펀드 중심 판매채널로 전환하기로 했다. 증권사와 달리 은행은 예금과 같은 원리금보장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만큼 투자자들이 은행에서 판매한 고위험 상품이 위험하지 않다고 오인할 수 있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고난도 사모펀드란 파생상품 내재 등으로 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렵고, 최대 원금손실 가능성이 20~30% 이상인 상품이다.

다만, 금융위는 이번 규제 강화에 따른 금융소비자의 선택권과 접근성이 제한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사모투자 재간접펀드(사모펀드에 50% 이상 투자하는 공모펀드)로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위험감수능력이 충분한 투자자가 자기책임 하에 투자하도록 일반투자자 요건을 강화한다. 이에 따라 사모펀드 최소투자금액을 기존 1억원 이상에서 3억원 이상으로 상향한다. 레버리지 200% 이상 펀드의 경우 기존 3억원 이상에서 5억원 이상으로 조정한다.

이날 발표에 나선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번 종합개선안은 투자자보호와 시장의 안정성과 시스템 안정, 모험자본 공급이란 사모펀드 고유의 기능 등을 모두 고려해서 방향을 정했다"며 "가장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것이 사모펀드 투자금액을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올리는 것, 그리고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규제에 대한 것이었는데 여러 의견을 수렴해서 내놓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또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하는 모든 일반투자자에 대해 금융사가 녹취 및 숙려제도를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했다. 또 고령 및 부적합투자자에 대해서는 숙려기간 내 별도 승낙 의사표시를 의무화하는 등 숙려제도를 엄격하게 적용한다. 고령투자자 요건도 기존 만 70세 이상에서 만 65세 이상으로 범위를 확대한다.

금융사 경영진 책임도 명확화한다. 현재는 상품 설계·제조·판매 과정에서 나타난 내부통제 위반·실패 등에 대해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이에 따라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영업행위준칙'에 판매 과정에서의 의사결정 책임을 명시해 불완전판매 관련 인과관계 파악 및 사후 제재가 가능하도록 한다. 뿐만 아니라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기준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경영진 제재가 가능하도록 법규화한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고위험상품 투자자 리스크 점검 회의를 정례화하고 금융투자상품 판매에 대한 상시감시와 현장점검도 강화한다.

은 위원장은 "이번 DLF사태를 계기로 투자자에겐 대규모 손실을 전가하면서 금융사는 수수료 수익만 얻는 행태에 대해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다"며 "금융사가 책임있는 의사 결정을 하도록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또 문제가 된 DLF 상품을 판매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영진 책임에 대해서는 "제재와 관련해서는 금감원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명확하게 평가하고 검사해서 책임질 일이 있으면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DLF 사태와 같이 소비자보호와 관련된 문제는 CEO가 최종 책임을 지는 법규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DLF 사태와 관련, 접수된 분쟁조정 중 손실이 확정된 대표 사례를 대상으로 다음달 중 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해 불완전판매 여부와 배상비율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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