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오버행이슈' 해소로 우리금융 주가에 햇볕 '기대감'
우리은행 '오버행이슈' 해소로 우리금융 주가에 햇볕 '기대감'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9.2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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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지분 4% 푸본생명에 매각
오버행 부담·DLF로 부진했던 우리금융 주가...시장 "긍정적"

우리은행이 대만 푸본그룹에 우리금융지주 지분 4%를 매각해 지주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됐던 오버행 이슈가 해소되면서 연초 지주사 출범 후 주가 하락폭이 최대 28%를 기록하는 등 연일 급락세를 보였던 우리금융 주가가 부진을 털고 상승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보유 중인 우리금융 지분 4.0%를 주식시장 개장 전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대만 푸본그룹 자회사인 푸본생명에 매각했다.

앞서 지난 10일 우리은행은 자회사 우리카드를 우리금융으로 편입시키는 과정에서 지주 지분 5.83%(4210만3377주)를 주당 1만2350원에 취득했는데, 이 중 4%(2889만707주)를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과 푸본생명은 25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지주 지분 매각으로 오버행 부담을 덜게 됐다.

현행법상 은행은 지주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보유 중인 우리금융 지분을 오는 2020년 3월 10일까지 전부 매각해야 하는데, 6%에 달하는 주식이 시장에 한 번에 풀릴 경우 오버행 문제로 주가가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컸다. 그동안 우리금융 주가가 부진했던 이유도 이러한 오버행 문제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다. 

우리금융지주 주가 추이/자료=네이버 화면 캡쳐
우리금융지주 주가 추이/자료=네이버 화면 캡쳐

여기에 지난달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가 터지면서 우리금융 주가에 대한 투자심리도 급격하게 악화됐다. DLF 사태의 중심에 우리은행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DLF 사태가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한 지난달 초부터 우리금융 주가는 급락세를 탔다. 지난달 28일에는 1만1200원으로 지주사 출범 후 최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우리금융 상장 첫날인 2월 13일 종가(1만5300원) 대비 26.8% 하락한 수준이다.

하지만 DLF 손실규모가 확정되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DLF 손실 관련, 고객보호에 총력을 다하겠단 의지를 밝히는 등 DLF 관련 불확실성과 오버행 이슈가 함께 해소되면서 우리금융 주가도 반등하는 모습이다. 우리금융 주가는 26일 오전 11시5분 기준 전일 종가 대비 1.21%오른 1만25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에 대해 "6개월 내 처분요건이 있었던 자사주 5.83% 가운데 4.0%를 매각하면서 오버행 우려가 완화됐다"며 "장기적으로는 예보지분 이슈가 있으나 과거와 마찬가지로 민영화 진전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가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도 "그동안 우리금융지주 주가에 우려 요인으로 작용한 오버행 이슈를 조기에 해소하고 해외 금융사 주주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지주 지분 매각 후 남은 지분 1.83%에 대해서도 빠른 시일 내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해외 중장기투자자를 물색하는 등 다양한 투자유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중동지역 국부펀드와 같은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중장기투자자를 대상으로 유럽과 북미지역 IR도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