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하락세에도...우리·하나은행 'DLF' 판매
금리 하락세에도...우리·하나은행 'DLF' 판매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9.0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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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기초자산 금리가 하락해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도 해당 상품을 판 것으로 나타났다.

'DLF 사태'에 대한 특별조사에 들어간 금융감독원도 두 은행이 해당 상품의 손실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판매를 지속한 배경에 주목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기초자산 금리가 하락한 상황에서도 해당 상을 팔았다는 지적이 나왔다./사진제공=연합뉴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기초자산 금리가 하락한 상황에서도 해당 상품을 팔았다는 지적이 나왔다./사진제공=연합뉴스

3일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감원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 22일을 기준으로 각 은행에서 판매돼 잔액이 남은 DLF는 우리은행 93개, 하나은행 117개다.

우리은행은 올해 3~5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와 영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를 기반으로 한 DLF를 판매했는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이들 금리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원금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해 초 연 0.168%에서 최근 -0.70%까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 93개 가운데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에 연계한 DLF는 19개다. 이들 상품은 모두 3월 21일 이후 판매됐으며 투자 금액은 총 1236억원이다. 독일 국채 금리가 지난달 22일 수준(-0.692%)으로 만기까지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 이 19개 상품의 손실률은 84∼98%에 달한다.

하나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동결 기조가 강해진 올해 3월 초부터 미국·영국 CMS 연계형 DLF를 판매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4월과 5월에도 4개 상품(163억원)을 판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3월 8일 전체 프라이빗뱅커(PB) 채널에서의 DLF 판매 자체는 중단했으나 4개 영업점에서 개별적으로 요청한 고객 6명에게 상품이 판매됐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이 판매한 영국·미국 CMS 금리 연동형 DLF의 경우 해당 금리가 지난달 22일 수준(영국 0.651%, 미국 1.405%)을 유지한다면 잔액이 있는 117개 DLF 상품 중 수익을 내는 상품은 1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16개 상품의 예상 손실률은 43~60%다.

김 의원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산하 연구소가 지난해 말과 올해 3월 독일과 미국의 금리 하락을 전망했는데도 거액의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을 판매했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한 채 판매 수수료 수익에 치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은행들이 금리 하락을 예상하지 못해 해당 상품을 팔았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실제 급락폭이 가장 컸던 독일 국채 금리의 경우 올해 3월 하락했다 4월 다시 반등하기도 했다. 해당 금리는 5월에 들어서면서 급강하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그동안 관리해온 고객들에게 손실이 확실한 상품을 무작정 팔진 않았을 것"이라며 "결국 금리가 이렇게까지 떨어질 걸로 예상하지 못해 해당 상품을 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