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식량위기 ②] 기후변화로 굶주리는 마다가스카르
[기후변화와 식량위기 ②] 기후변화로 굶주리는 마다가스카르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1.07.2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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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FP/Tsiory Andriantsoarana
출처: WFP/Tsiory Andriantsoarana

최근 전세계 곳곳에서 목격되는 폭우와 폭염, 가뭄 등은 기후위기를 실감하게 한다. 그런데 이처럼 기후이변이나 기후재해를 직접 겪지 않더라도, 기후위기의 증거는 이미 우리 일상 속에 깊숙이 침투해 있었다. 다름 아닌 '식탁'에 말이다. 기후변화가 지속된다면 당연하게 여기던 계절 과일들을 더이상 먹지 못 할 수도 있고, 어떤 지역에서는 기본 식량을 구하는 것도 어려워질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처럼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식량위기에 대해 다뤄본다.

◼︎ 40년만 최악의 가뭄이 몰고 온 기아...굶주리는 남부 마다가스카르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은 앞서 마다가스카르가 40년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으면서 남부 마다가스카르 지역에서 수천명이 굶주리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마다가스카르는 사상 최초로 오로지 '기후변화'에 의해 야기된 기아를 겪는 국가로 인정받았다.

해당 지역 사람들은 수달 동안 붉은선인장 열매나 야생잎, 메뚜기 등을 날것으로 섭취하며 버티고 있다. 

WFP 상임이사 데이비드 비즐리(David Beasley)는 여성과 아이들이 식량배급소로 향하기 위해 몇 시간에 걸쳐 걷는 모습을 현지에서 볼 수 있었으며, 이들은 현지 사람들 중 그나마 식량을 받으러 갈 수 있을 만큼 건강한 편에 속하는 사람들이었다고 설명한다.

출처: WFP/Tsiory Andriantsoarana
출처: WFP/Tsiory Andriantsoarana

◼︎ "마다가스카르, 기후변화에 아무런 책임 없지만 가장 큰 대가 치르는 중"

현재 마다가스카르는 심각한 가뭄으로 인해 식량자원이 거의 다 바닥났고 거주민들은 기아 직전까지 내몰렸다. 식량 위기를 겪는 사람들만 114만 명 이상이다. WFP 상임이사 비즐리는 이에 관해 "이러한 현상은 전쟁이나 갈등 때문이 아니라 '기후변화' 때문"이라며, "이 지역은 세계의 기후변화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데 그 대가를 가장 크게 겪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또, WFP 측은 이미 약 1만 4천여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매우 심각한 상태에 처했으며, 이 숫자는 10월까지 2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제네바에 위치한 구호기관 케어인터내셔널(Care International)의 분석은 국제사회의 부유한 국가들이 개발국의 기후위기를 완화하기 위한 금전적인 지원이 얼만큼 줄어들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 개발국 지원 약속한 부유국들, 구체적인 지원계획 결여...연간 목표치도 미달성 

케어인터내셔널의 분석에 따르면, 부유국들의 최근 기후위기 재정지원은 구체적인 계획이 결여돼 있고, 2020년 연간 목표치였던 1,000억 달러(한화 약 115조 3,600억 원)를 달성하지도 않았다.

출처: WFP/Tsiory Andriantsoarana
출처: WFP/Tsiory Andriantsoarana

지난 2009년 부유국들은 공적 자금과 사적 자금을 모두 동원하여 개발국들이 청정에너지를 확대하고 지구 기온 상승으로 인해 야기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남부 마다가스카르와 같은 지역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도움이다. 

◼︎ 사회 인프라 부족이 상황 악화시켜...암보봄베 거주민 27%가 생명 위협 

WFP 측 추산에 따르면, 마다가스카르가 수확이 적은 다음 계절을 나기 위해서는 최소 7,860만 달러(한화 약 907억 원)가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무엇보다 관개 시스템과 도로 등과 같은 기본 인프라가 절실히 필요하다. 

마다가스카르의 도로 사정이 매우 열악하여, 외진 지역들의 경우 구호원들이 구호물품을 전달하는 것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WFP는 5세 이하 아이들의 영양실조 수준이 지난 4달간 2배 이상 늘었으며, 그 비율이 무려 16.5%에 달한다고 밝혔다. 남부 도시 암보봄베(Ambovombe)는 식량위기가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거주민의 27%가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