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vs KB, '금융대장주' 두고 엎치락뒤치락
신한 vs KB, '금융대장주' 두고 엎치락뒤치락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11.0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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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뱅크' 신한·KB금융, 주가부양 위해 배당성향 확대 검토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금융 대장주'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저성장·저금리 장기화로 올해 은행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두 종목의 주가는 엎치락뒤치락하며 격차를 좁히고 있다. 

그래프=김용지 기자
그래프=김용지 기자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신한금융은 전 거래일보다 0.23%(100원) 감소한 4만3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B금융은 0.12%(50원) 내린 4만3200원이었다.

이에 앞선 5일 KB금융의 종가는 4만3950원으로 신한금융(4만3450원)을 앞서기도 했다.

이달 뿐만 아니라 두 금융지주사는 유독 올해 들어 치열한 주가 1위 쟁탈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시작은 신한금융 주가가 올해 3월 약 2년만에 KB금융 주가를 넘어서면서부터였다.

당시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편입 등으로 이익체력을 크게 키우며 역대 최대 실적 달성에 성공했다. 또 '원신한(One Shinhan)' 전략을 바탕으로 비은행·비이자부문을 강화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체질개선에 주력했다.

이에 신한금융이 올해에도 다른 금융지주사들을 제치고 압도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그 기대감이 주가에도 반영됐다.

특히, 올해 초 은행업 전망이 좋지 않아 은행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했지만 신한금융은 홀로 상승세를 유지하며 KB금융과 격차를 벌려나갔다.

이런 가운데, KB국민은행 노조 총파업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이어가던 KB금융이 예상 외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한 데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적극적인 IR(기업설명회) 행보로 주가는 점점 격차를 좁혔다.

한편, 연말 배당시즌을 앞두고 동종업계 중 배당성향이 가장 높은 KB금융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기준 KB금융의 배당성향은 26.6%로 가장 높았다. 신한금융은 23.9%, 하나금융 25.5%, 우리금융은 21.5%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지주 주가는 PBR이 0.4배 정도밖에 안 될 정도로 워낙 저평가된 상태기도 하고, 연말 배당시즌이 다가오면서 배당수익이 괜찮은 곳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두 금융지주사 모두 회사의 실적과 성장성 대비 주가가치가 과도하게 저평가된 만큼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겠단 계획이다.

우선, 신한금융은 배당성향을 지난해보다 높인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의 최근 5년간 평균 배당성향은 24%다.

류승헌 신한금융 부사장은 지난달 25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내년은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순이익 감소가 예상되지만 비은행 부문 강화, 수수료 수익 증대 등을 통해 배당성향을 이어갈 것"이라며 "지난해 배당성향이 23.9%였는데 올해에는 지난해 배당성향보다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주가치 제고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는 KB금융도 배당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김기환 KB금융 부사장은 지난달 24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이사회와 경영진이 비은행 강화와 해외진출, 필요한 자본의 내부 유보 등을 고려해 배당성향을 결정할 것"이라며 "작년보다 소폭 상향 조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가부양을 위한 회장들의 해외 IR(기업설명회) 행보도 눈에 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이달 3일 캐나다 및 미국 투자자들을 만나기 위해 캐나다로 출국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8월 런던, 암스테르담, 취리히, 파리 등 유럽 주요 도시를 방문한 것을 마지막으로 연내 특별한 해외 IR 일정은 없다. 일각에선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이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개최 등을 앞두고 있어 향후 상황이 정리된 뒤 해외 IR을 이어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