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조직 만들고 수수료 낮추고…190조 퇴직연금 확보 '경쟁'
금융권, 조직 만들고 수수료 낮추고…190조 퇴직연금 확보 '경쟁'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6.17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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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시장, 규모 크고 성장률 높아…금융지주사 '눈독'
'신한 vs KB'…퇴직연금 선두경쟁 '한창'
하나·우리도 경쟁력 강화 위해 퇴직연금 부문 조직개편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19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은행·증권·보험 등 각 계열사가 퇴직연금 부문에서 협업하는 조직을 신설하는 한편, 수수료도 파격적으로 낮추고 있다.

특히, 리딩뱅크를 다투고 있는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치열한 선두경쟁을 벌이는 모습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다음달 1일부터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의 수수료를 최대 70%까지 감면해주는 내용의 새로운 퇴직연금 체계를 도입한다. 수익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 그 해 수수료를 전면 면제하는 파격적인 제도도 도입한다.

확정급여형(DB)·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도 가입 금액이 30억원 미만인 기업에 대해서는 운용관리수수료를 0.02∼0.10%포인트 인하한다. 사회적기업은 운용·자산관리수수료를 50% 감면한다.

신한금융이 퇴직연금 수수료를 대폭 인하하며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선 이유는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서다.

(왼쪽부터)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사진제공=각 사
(왼쪽부터)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사진제공=각 사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90조원으로 전년 말(168조4000억원)보다 12.8% 증가했다.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 증가율은 2016년 16.3%, 2017년 14.6%로 매년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 제도가 안정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동시에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게 금융권의 판단이다.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어려운 금융사에 퇴직연금 시장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을 노후 대책으로 생각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적극적으로 연금자산을 관리해 노후에 안정적인 캐쉬플로우를 만들겠다는 고객들의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며 "금융권에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된지 이제 10년이 막 넘었는데 그 기간을 거치면서 시장이 크게 성장할 조짐을 보였고, 그러면서 금융권에서도 시장을 선제적으로 공략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금융지주사들은 퇴직연금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조직도 확대 개편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신한금융은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으로 구성된 퇴직연금 사업부문 '매트릭스 조직'을 새로 꾸렸다. 원 신한(One Shinhan) 관점에서 사업의 운영체계를 견고히 하고 그룹 차원에서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상품 개발을 통해 퇴직연금 상품 경쟁력을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온·오프라인 퇴직연금 전용 플랫폼도 개발해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과 리딩뱅크를 다투고 있는 KB금융도 퇴직연금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KB금융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1조4014억원으로 신한금융(21조8103억원)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지난달에는 퇴직연금 사업 부문에서 지주가 컨트롤타워를 맡고 은행·증권·보험 등 계열사 협업 조직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향후 고객의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그룹 내 IB부문과 증권, 손해보험 등 계열사간 협업으로 핵심 역량이 집중된 특화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KB금융 관계자는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고객이 기업에서 개인으로 이동하고 있고 고객 수익률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사업 체계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퇴직연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정비에 한창이다. 두 금융그룹은 퇴직연금 사업에서 은행 비중이 절대적으로 커 은행에서 관련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우선 KEB하나은행은 연금사업부문 역량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연금사업본부를 연금사업단으로 격상하는 조직 개편을 했다. 특히, 하나은행은 이날 퇴직연금 가입 고객과 가입 예정 고객을 겨냥해 연금자산관리 전용 플랫폼인 '하나연금통합포털'을 오픈했다. 가입자의 노후자산관리가 실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퇴직연금 부문 조직개편을 완료했다"며 "현재 고객의 노후자산관리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제공하면서 고객을 직접 찾아가 1대1 컨설팅을 진행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퇴직연금 부서 내 수익률 전담팀을 운용하며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고객 수익률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오는 3분기 중 현재 퇴직연금 사업 조직을 확대해 별도의 퇴직연금 자산관리센터를 신설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이 앞으로 더 커질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며 "금융사들이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계열사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매트릭스 조직을 운영하거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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