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의 '신북방 정책',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하나금융의 '신북방 정책',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6.0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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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치·경제적 리스크 커 6개월 전 "투자 어려운 시장"
러 신용등급 상향·미 제재 완화로 진출 '호(好)신호'
하나금융그룹 사옥 전경
하나금융그룹 사옥 전경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러시아 시장 진출에 소극적이던 하나금융그룹이 달라졌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영업망 확충 전략을 모색하는 등 러시아 시장 확대에 나선 것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 3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유라시아21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공동 주관으로 '동북아 초국경 경제협력 포럼'을 개최했다.
 
이 포럼은 블라디보스토크 등 러시아 시장 확대 전략을 수립하고 극동지역의 금융·관광·물류 등 전략적 경제협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달리 신북방으로 대표되는 러시아는 정치·경제적 상황, 미국과의 관계 등으로 적극적으로 영업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꼽혀왔다.
 
앞서 지난해 12월 정부가 '2019년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신북방정책의 일환으로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을 강화할 것이란 계획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금융사들은 실제 러시아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러시아가 정치·사회·경제적 리스크가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 중 미국의 경제 제재는 러시아 시장 진출의 가장 큰 리스크로 꼽혀왔다. 특히 지난해 말은 미국이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북한 등에 대한 경제제재를 강화하던 시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금융사들이 친러시아 기류를 형성할 경우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재대상 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 기업, 은행에 추가 제재를 가하는 것)' 행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 미국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는 게 당시 금융사들의 입장이었다.
 
이는 하나금융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KEB하나은행은 2014년부터 러시아 모스크바에 현지 법인을 열고 영업을 이어왔지만 영업망이나 규모 확대를 적극적으로 고려하진 않았었다.
 
이런 가운데 6개월 만에 하나금융이 러시아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만큼 러시아 영업 환경이 개선됐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올해 초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 수준에서 투자적격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영향이 축소됐고 경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무디스 측은 "최근 몇 년 동안 진행된 러시아의 금융시장 안정화 정책과 새로운 서방의 대러 제재를 포함한 대외 충격 취약성 완화 정책의 긍정적 영향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문재인 대통령이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3국을 방문하며 북방정책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정부 차원에서 신북방정책을 추진할 경우 이를 따르는 금융사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란 의미다.
 
여기에 현재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 정도나 분위기도 완화됐다는 게 하나금융 측 설명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정학적인 국가 관계는 계속 변동하고 있는데 지금은 오히려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크게 드러나지 않는 시기이기도 하고 그때 당시보다 분위기도 많이 좋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신북방정책을 계속 강조하는 것을 보면 정부 차원에서도 얘기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이번 행보는 국내 금융사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극동지역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하나금융의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 구축한 탄탄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러시아와 중국, 한국으로 이어지는 금융 벨트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은 금융사들이 모두 신남방 국가들에 집중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진출이 쉽지 않다는 인식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지역인 것은 맞다"면서 "하나은행이 다른 은행들보다 중국 네트워크가 가장 잘 돼 있으니 그 연장선에서 러시아 지역도 살펴보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도 "향후 극동지역인 블라디보스토크 지역에 영업망 확충을 검토하는 등 한·중∙러 삼각 경협 활성화에 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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