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 전망...고개드는 인하론
5월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 전망...고개드는 인하론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5.29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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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둔화 우려, 저물가 기조…금리인하 소수의견 나올듯
조동철 금통위원 '비둘기적' 발언 이어져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국내 경기둔화 우려, 낮은 물가 등을 이유로 기준금리 인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시장은 오는 3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연 1.75%로 동결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것이란 의견을 더하고 있다. 이는 만장일치 동결을 전망했던 지난 금통위 때와는 다른 분위기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이달 기준금리 동결 전망 이유로 금융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은 점을 꼽았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가계 소득 증가 속도보다 높아 국내 경제 성장에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총 가계부채 잔액은 1540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금리 인상 명분이 됐던 금융불균형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만큼 한은이 금리를 조정하기보다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5월 금통위는 만장일치 동결이 예상된다"며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금융안정과 물가 전망에 대한 금통위원들의 의견이 좀 더 수렴돼야 하는데 가계대출 증가율은 감소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8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8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반면,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우려와 낮은 물가상승률 등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격화된 만큼 국내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개발연구원(KDI), 자본시장연구원 등 주요 경제 연구 기관들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의에선 금리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언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고 시장금리 역시 금리 인하를 선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는 동결되겠으나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5월 수출증가율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최근 높아진 미·중 무역분쟁 우려는 금리인하 기대감을 높이는 재료"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올해 물가상승률은 0.8%가 예상되며 이로 인한 실질금리 상승 부작용이 설비투자 급감, 자영업 부진, 한계가구 소비 둔화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금통위원들이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비둘기적'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금리 인하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앞서 조동철 금통위원은 이달 초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시점"이라며 "(그동안) 한은이 물가안정목표제가 요구하는 통화정책에 비해 긴축적인 기조를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한은 내에서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실제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올해 들어 0%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올해 전체 물가상승률도 0.8%에 그쳐 한은의 목표치를 하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은의 소비자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1.1%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5월 중 조동철 위원의 비둘기파 발언에 이어 최근 OECD, KDI, IMF 등 한국 통화정책의 완화 대응을 권고하는 기관들도 늘고 있다"면서 "금리인하 소수의견 등장 기대가 높고 우리 역시 5월에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