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美연준, 함께 가는 하반기 '금리인하'
한국은행과 美연준, 함께 가는 하반기 '금리인하'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6.20 11: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준, 6월 FOMC서 기준금리 2.25~2.50% 동결
한은, 금통위 내 비둘기파적 신호 강해져
시장 "미 연준·한은,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 높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왼쪽),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제공=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왼쪽),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제공=연합뉴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하반기 금리인하를 시사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신의 폭도 넓어지게 됐다.

시장에서는 이미 미 연준과 한은이 올해 하반기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미 연준은 18~1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연 2.25~2.50%로 동결했다.

연준은 이번 금리동결 배경으로 글로벌 무역분쟁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확대와 미국의 결제활동 증가 속도 둔화 등을 꼽았다.

동시에 연준은 FOMC 성명에서 금리동결 기조를 의미하는 '인내심(Patient)'이란 문구를 삭제하는 등 향후 금리인하를 예고했다.

제롬 파월 의장도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발언을 내놨다. 파월 의장은 FOMC 종료 직후 기자회견에서 "FOMC 참석자들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근거가 강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글로벌 성장과 무역에서 지속적인 역류 현상이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 연준이 올해 하반기 최소 한 차례 이상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6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는 동결됐지만 향후 인하를 시사했고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7월 인하 가능성은 100%에 달했다"며 "연내 1~2회의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추가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는 G2간 무역 협상, 3~4분기 목도될 수 있는 채무한도 증액 및 예산안 확정 노이즈 등에 달렸다"면서 "무역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빠른 시일 내 타결되기 어려운 만큼 빠르면 7월, 늦어도 9월 한 차례 인하에 이어 연말까지 추가로 한 차례를 더 낮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미 연준의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은의 금리인하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경기지표 부진에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한은 입장에서는 외국인 자본 유출에 영향을 주는 한미 금리차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미국 기준금리가 낮아진다면 얘기가 다르다. 한은이 금리를 인하해도 부담이 덜하다는 의미다. 현재 한미 금리차는 0.50~0.75%포인트다.

이미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비둘기파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18일 한은이 공개한 5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냈던 조동철 위원 외 다른 금통위원 1명이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사실상 금리인하를 예고한 것으로 소수의견은 향후 한은의 통화정책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요소로 여겨진다.

금통위원들은 하반기 경기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데에도 입장을 같이 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4명이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국내 경기 하방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어온 이 총재도 최근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였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FOMC에서 미 연준이 금리인하를 시사하면서 한은의 금리인하 기대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 악화와 7월 미 연준의 금리인하 조건 하에서는 한은의 금리인하 시점이 8월로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