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쇼크] "인간이 아직은 해볼만한 수준" - 이세돌 9단의 어록
[알파고 쇼크] "인간이 아직은 해볼만한 수준" - 이세돌 9단의 어록
  • 승인 2016.03.1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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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인간, 이세돌 9단 ㅣ 출처=포커스 뉴스
 



[비즈트리뷴] 이세돌 9단이 15일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마쳤다.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마지막 대결인 제5국을 치렀다. 이세돌9단은 전반까지는 유리한 국면을 이끌었으나, 후반에 가서 승기를 내주며 280수 만에 패했다.

이세돌 9단은 5국에서 패하면서 최종 '1승 4패'로 대국을 마감했다.

이세돌 9단은 이날 대국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실력 우위는 인정 못하겠지만 집중력은 역시 사람이 이기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알파고의 두는 스타일, 대국 환경 등이 너무 달라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끝없이 집중하는 알파고를 보면 다시 붙어도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세돌 9단은 다만 "알파고가 상수가 아니라 인간이 아직은 해볼 수 있는 수준이라 생각한다"면서 "그래서 (결과가) 좀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대국을 하며 여러 바둑 격언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면서 "알파고를 보며 기존의 수법에 의문이 들었다. 앞으로 조금 더 연구해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이번 챌린지 매치가 끝나서 아쉽고,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는데 결국 해내지 못해서 아쉽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세돌 9단은 이날 대국에 대해 "초반에 사실 유리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럼에도 패한 것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었다. 저의 부족함이 다시 한 번 드러난 경기였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바둑은 즐기는 게 기본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제가 바둑을 즐기는 지 의문이었다"면서 "이번 대국은 원없이 즐겼다"고 덧붙였다.

▲ 알파고의 불계승이 확정된 뒤 이세돌 9단의 아쉬워하는 모습 ㅣ 출처=바둑 TV
 
그는 지난 9일부터 알파고와 힘겨운 승부를 마칠때마다 기자회견장에서 '너무도 인간다운'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기자회견 어록을 정리한다.  

■9일 1국 기자회견

“알파고가 이렇게 완벽하게 바둑을 둘 줄 몰랐다”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만든 프로그래머들에게 깊은 존경심을 전하겠다”

■10일 2국 기자회견

“오늘 바둑은 내용상 알파고에 완패했다. 초반부터 단 한순간도 내가 앞섰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알파고의 실력에 놀란 건 어제로 충분하고 오늘은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오늘 알파고는 이상한 착수도 없었다. 알파고의 완벽한 승리다”
 
"약점을 못찾아 두 번 다 진것 같다. 쉽진 않겠지만 최소한 한판을 이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한판이라도 이기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승부를 봤을때 중반이전에 승부를 내야 할 것같다"

 ■12일 3국 기자회견

"이세돌이 패한거지 인간이 패한 것은 아니다”

"알파고가 인간에게 바둑에 있어 ‘메시지’를 던질 실력은 아니다”

“알파고가 ‘바둑의 신’의 경지에 오른 것은 아니다. 분명히 인간과는 다른 감각도 보이고 어느 측면에선 우월한 모습도 보여줬지만 분명히 약점은 보였다”

“기대를 많이 하셨을텐데 내용이나 승패에 있어 무력한 모습을 보여 죄송하다”

“결과적으로 1국은 좀 어려웠다. 다시 돌아가도 승리는 어려울 것 같다”

“알파고의 능력에 오판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힘들 것 같다”
 "역시 승부는 2국에서 났다. 초반부 의도대로 흘러갔고 기회가 있었지만 많이 놓쳤다”
 
"3국에서는 여러 경험은 있었지만 결국 압박감과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13일 4국 기자회견

“한 판 이겼는데 이렇게 축하 받아본 건 처음이다. 이번 경기를 하기 전에 5대0, 4대0 말했던 기억이 난다. 가령 3대1로 앞서고 있다면 한 판 졌던게 아플 것 같다. 오히려 3연패 당하고 1승하니 이렇게 기쁠 수가 없다”

"정말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1승이다"

"백으로 한번 이겼으니, 5국에서는 돌 가리기 없이 흑을 잡고 이겨보고 싶다"

 [비즈트리뷴 변재연기자 byun6270@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