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쇼크] 금융가,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 도입 거세지나
[알파고 쇼크] 금융가,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 도입 거세지나
  • 승인 2016.03.1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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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어드바이저 ㅣ 출처=벤징가
 
[비즈트리뷴] "인간과 인공지능이 펼치는 세기의 대결"

이세돌과 구글 알파고의 대결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가에도 인공지능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신한은행은 11일 시장환경에 적합하고 고객에게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로보어드바이저 전문업체인 데이터앤애널리틱스(이하 DNA)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DNA는 2013년 설립된 로보어드바이저 벤처기업으로 자체 개발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주식, ETF, 펀드, 파생상품 등을 포함한 자산배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DNA의 알고리즘은 수익과 리스크를 동시에 연산해 고객성향에 맞는 상품과 투자비율을 결정해준다는 게 신한은행측의 설명이다.

신한은행은 DNA와의 협업을 통해 다음달 중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을 탑재한 펀드추천 서비스 베타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시뮬레이션 및 알고리즘 고도화를 병행 추진해 완성도 높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구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업체 대부분이 ETF를 중심으로 자산배분을 하는데 반해 DNA는 펀드, 예적금, 파생상품 등도 가능하다는 점이 은행과의 협업 포인트”라며 “구글의 알파고처럼 차별적인 탁월함으로 고객에게 혁신적 가치와 신뢰를 줄 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 무엇인가

로보 어드바이저는 로봇을 가리키는 ‘로보’와 조언자를 뜻하는 ‘어드바이저’의 합성어다. 사람 대신 인공지능이 고객의 투자성향과 시장상황을 분석해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을 자문하고 투자를 집행하는 서비스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들지않는 만큼 비교적 적은 자금을 보유한 소비자도 유치할 수 있다. 연간 자산관리 수수료율도 0.25~0.5%로 기존 투자자문사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전 세계 증시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짠다.

‘알파고’처럼 훈련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고 발전하는 ‘머신러닝’기술도 사용하고 있다.

금융가는 이번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이후,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신뢰가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에 자산관리를 맡기는 시대가 생각보다 '성큼' 다가올 수 있다는 얘기다. 

▲ 11일 서울시 중구 소재 신한은행 본점 15층에서 신한은행 유동욱 부행장(오른쪽)과 로드어드바이저 전문업체인 데이터앤애널리틱스의 오태수 대표(왼쪽)가 로보어드바이저 모델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ㅣ신한은행 제공
 
■국내 금융가, 이미 로보어드바이저 잇달아 도입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현대증권, 동부증권 등은 이미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도 도입했다. 상당수 증권사와 은행들이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 출시를 준비중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3일 국내 은행권 최초로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서비스를 오픈했다. 

이 서비스는 손님이 직접 입력한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자의 성향을 진단하며, 투자목적을 분석한 후 1대1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

사이버 PB'는 설문지 분석·투자목적 분석·시뮬레이션·모델 포트폴리오 제안·포트폴리오 제안 등 총 5단계로 진행된다.

손님의 투자성향에 대해 분석하고 목돈마련, 자녀교육, 은퇴설계, 주택마련, 유산상속 등 손님의 투자 목적을 분석한다. 이후 자동화된 시뮬레이션을 통해 리스크 레벨을 확정하고, 투자자별 맞춤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쿼터백투자자문과 손잡고 지난 1월 로보어드바이저 자문형 신탁상품 ‘쿼터백 R-1’을 출시했다.

‘쿼터백 R-1’은 쿼터백투자자문의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6개 자산군과 77개 지역, 920조개 이상의 빅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투자대상을 선별한다.

최소 가입금액은 2000만원이고, 전국 국민은행 지점에서 가입할 수 있다. 목표 수익률은 4~7%다. 국내 ETF와 ETN을 대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해외 금융기관은 어느 수준?

해외금융사들은 국내 금융기관보다 인공지능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싱가포르 개발은행(DBS)은 자산관리 업무에 IBM의 왓슨을 이용하여 우수고객에게 맞춤형 투자 자문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IBM과 4.5억 달러의 계약을 맺어 투자자문 서비스의 품질을 높일 계획이다.

남아공의 네드뱅크(Ned Bank)에서는 소셜미디어 모니터링 같은 분야에 왓슨을 활용하려는 시도를 진행 중이다.

특히 핀테크 벤처기업들은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직접 투자 자문업에 도전하고 있다.

20여년전 온라인 증권 거래를 무기로 찰스 스왑이 미국의 증권사업을 재편했듯이, 이제는 로봇이 투자상담을 대신하는 로보 어드바이저 회사들이 기존의 온라인 증권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 로보어드바이저 ㅣ 출처= 야후
 
웰스프론트, 퍼스널 캐피탈, 비터먼트 등은 고객이 목표수입, 리스크에 대한 태도 등 기본적 옵션을 선택하면 해당 유형에 맞춰 알고리즘이 최적의 투자를 선택해준다.

이들 기업이 취급하는 금액은 현재 약 200억달러 정도지만, AT커니는 5년 뒤 약 2조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찰스스왑과 뱅가드 등 기존 온라인 증권사들도 모두 기존 서비스에 로보 어드바이저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JP모건의 헤지펀드 자회사인 하이브리지 캐피털은 인공지능 스타트업 센션트 테크놀로지와 머신러닝 기반의 투자시스템 개발을 위해 협력 중이며,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와 포인트72 에셋과 같은 헤지펀드들도 머신러닝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비즈트리뷴 윤민경기자 bnb826@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