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號 신한은행, '리딩뱅크 탈환' 본격 시동
진옥동 號 신한은행, '리딩뱅크 탈환' 본격 시동
  • 김현경
  • 승인 2018.12.31 13: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 감각·조직관리 역량 갖춘 인물…조직 안정화 등 과제 산적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신한은행이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차기 은행장으로 확정하면서 '진옥동 호(號)' 신한은행이 본격 가시화할 전망이다. 

 

지난 27일 신한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진옥동 후보를 은행장으로 확정했다. 위 행장과 사외이사 4명의 만장일치로 이뤄진 결정이었다.진 내정자는 32년간 신한에 몸담은 정통 '신한맨'으로서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1961년생인 진 내정자는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1980년 기업은행에 입행했다. 6년 뒤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진 내정자는 인력개발실, 고객지원부, 종합기획부 등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1997년 일본 오사카지점에서 근무했고, 2002년 귀국해 신한은행 여신심사부 부부장과 자금부 팀장을 맡았다. 2008년 오사카지점장을 맡으며 다시 일본으로 건너간 그는 2009년 일본 현지법인인 SBJ(Shinhan Bank Japan)은행의 오사카지점장에 올랐다. 이후 2011년 일본 SH캐피탈 사장, 2014년 SBJ은행 부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다양한 업무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7년 1월 신한은행 경영지원그룹장 부행장에 오른 진 내정자는 그해 3월 신한금융지주 운영 담당 부사장을 맡았다.    

 

애초 업계에서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위성호 행장의 연임이 유력했던 터라 진 내정자의 선임을 두고 깜짝 인사라는 반응을 내놨다. 하지만,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한층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려면 세대 교체를 통한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정통 신한맨 진 내정자는 회사의 성장을 함께 한 인물로 그룹 내부에서도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지금까지 보여준 탁월한 성과와 그룹의 미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후보를 선정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은행장에 오른 진 내정자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도와 리딩뱅크 지위를 되찾기 위한 전사적 역량을 총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회장은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통해 2020년까지 전 계열사가 각 분야에서 선두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신한금융이 지난해 KB금융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준 뼈아픈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 올해 3분기까지 신한은행의 순이익은 1조9156억원, KB국민은행은 2조793억원이다.  
 
이와 함께 진 내정자는 위 행장의 인사 불만으로 시작됐던 내홍을 빠르게 잠재우고 조직 안정화를 이뤄내야 하는 과제도 받았다. 온화한 성격으로 소통에 능해 조직관리 역량이 탁월할 뿐만 아니라 신한그룹 사정에 밝은 진 내정자가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한은행의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에도 진 내정자는 '맞춤형' 인재다. 해외지점에서 오래 근무한 경험이 있는 것은 물론, SBJ은행 출범을 이끈 경험이 있어서다. 특히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글로벌 부문에서 가장 큰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진옥동의 신한은행'에서 이 분야 확실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진 내정자에 대해 "신한 문화에 대한 열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강력한 신한 문화를 통해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안정시킬 최적의 인물"이라며 "특히 해외 법인장 재직 당시 보여준 탁월한 경영 성과와 은행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겸비한 점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룹의 최대 자회사인 신한은행장 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 최종 추천됐다"고 말했다.
 
진 내정자는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은행장으로 정식 선임된다. 임기는 내년 3월부터 2020년 말까지 1년 9개월이다. 취임 전까지 위 행장으로부터 업무 인수인계를 받을 예정이다.

 

외형과 내실, 두 마리 토끼를 다잡아야 하는 과제를 받은 진옥동 내정자의 신한은행이 내년에 보여줄 성과에 금융권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