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보단 변화'…롯데그룹, '새판짜기' 대폭 인사 예고
'안정 보단 변화'…롯데그룹, '새판짜기' 대폭 인사 예고
  • 전지현
  • 승인 2018.12.18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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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부터 21일까지 계열사별 이사회 진행 후 인사 확정

[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 롯데그룹이 적재적소의 인재중용을 위해 대폭적인 '새판짜기' 인사에 돌입할 전망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경영복귀 이후 동분서주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변화와 혁신에 대한 의지가 어느때보다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내년도 경영을 위한 연말인사는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최고위 경영진부터 상무급 임원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롯데 주변에서는 대규모 새판짜기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식품·유통·화학·호텔&서비스 등 4개 BU(사업부문장) 중 절반에 해당하는 화학과 식품 부문 BU장이 교체될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업계와 롯데 관계자들에 따르면 화학 BU장으로는 롯데케미칼 김교현 대표가, 식품 부문 BU장으로는 이영호 롯데푸드 대표가 유력시 되고 있다.
 
이럴 경우 이번 롯데그룹 인사 핵심은 '해외사업 확장'을 염두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 사업에 대비하기 위해 그룹 전체적으로 폭넓은 변화를 선택한 것이다.
 
BU장 교체가 예고된 부문 중 화학분야는 연매출 16조원에 이르는 그룹 최대 계열사 롯데케미칼이 있다. 롯데케미칼은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는 그룹 핵심 사업으로, 내년 초 미국 루이지애나에 3조원 넘게 투자한 대규모 에틸렌 생산공장을 완공하고,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4조원을 투입한 복합 석유화학 단지 건설 기공식을 진행할 만큼 글로벌 행보를 확장하고 있다.
 
해외사업 전문가로 통하는 김 대표는 지난 2010년 롯데케미칼이 LC타이탄을 인수할 당시부터 지난해 말레이시아 증시 상장을 주도한 인물이다. 여기에 그룹내 인수합병(M&A)을 도맡았던 임병연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장을 롯데케미칼 대표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부문인 롯데식품 역시 대규모 M&A를 활발하기 진행하는 분야다. 롯데는 신흥국인 동남아시아 식품부문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인도와 동남아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중이다. 식품BU장으로 내정된 이영호 롯데푸드 대표는 대규모 투자를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BU장이 교체되면서 주요 계열사 대표급 임원도 연쇄적인 자리 이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부문의 경우 롯데면세점 장선욱 대표가 물러나고 이갑 대홍기획 대표가,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롯데자이언츠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문영표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가 롯데마트 대표로 이동할 것으로 거론된다. 아울러 이광영 롯데자산개발 대표는 롯데물산 대표를 겸직할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 몇년간 안정적인 임원인사를 통해 조직 안정화를 도모해 왔다. 지난 2017년 2월 임원인사에서는 금융계열사를 제외한 90여개 계열사를 ▲유통 ▲화학 ▲식품·제조 ▲호텔·서비스 등 4개 사업군(비즈니스유닛.BU)으로 나누고 각 BU장을 선임함으로써 '지주회사 전환' 기반을 갖추는 조직개편을 실시하면서도 임원급 인사폭을 최소화했다. 이듬해 단행된 임원인사 역시 내실을 다지기 위한 소폭 이동인사에 그쳤다.
 
때문에 재계는 올해 역시 '변화'보단 '안정'에 촛점을 맞춰 소규모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예견해 왔다. 신 회장 재판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지주사 전환 작업이 아직 진행중이고, 대내외 경영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란 점을 감안해 오랜 경험을 쌓아온 전문경영인들을 중시할 것이란 데 무게가 실렸다.
 
이번 인사는 신 회장의 세대교체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장기간 수사와 재판으로 그룹 경영 변화를 시도하기 어려웠던 신 회장이 미래의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한 진용을 짜게 된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롯데그룹은 19일부터 21일까지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어 인사를 확정한다. 19일에는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롯데카드 등 32개사 이사회가, 20일에는 롯데쇼핑 등 유통 부문을 중심으로 한 14개사 이사회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