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도입 1년 연기…준비시간 더 확보한 보험사 "희소식"
IFRS17 도입 1년 연기…준비시간 더 확보한 보험사 "희소식"
  • 김현경
  • 승인 2018.11.15 11: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형사 "시범운영 기회", 중소형사 "시스템 구축 시간 마련"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이 1년 연기되면서 보험업계 표정이 밝아지는 모습이다. 새로운 회계 시스템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소형사는 물론,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한 대형사들도 시범 운영 시간을 벌었다는 반응이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IFRS17 도입 시기를 기존 2021년에서 2022년으로 연기한다고 결정했다. 보험사의 준비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IFRS17을 2021년 도입할 경우 부채 규모가 급증해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IFRS17은 보험자산과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새 회계기준이다. IASB는 국제 보험업계의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IFRS17 도입을 준비해왔다.

 

이번 IASB의 결정에 따라 국내 도입 일정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2021년 도입을 견지하던 금융위원회도 IFRS17 유예 확정 후 "새로운 시행 시기에 따른 보험사들의 IFRS17 준비에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등 IFRS17 도입에 맞춰 자본 확충에 주력하던 보험사들은 한숨 돌렸다는 반응이다.

 

특히, 대형사에 비해 자본 확충이나 회계 인력 확보 등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소형사들은 크게 반기는 눈치다.

 

한 중소형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중소형사들은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도 시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계획대로 자본을 늘리는 게 쉽지 않았다"며 "회계 인력도 대형사로 쏠리면서 IFRS17 시스템을 마련하는데 고민이 많았지만, 이번에 연기되면서 어느 정도 준비할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시스템 구축 마지막 단계에 들어선 대형사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대형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회계 시스템의 정확성을 시험할 기회가 생긴 셈이다. 

 

다만, 이미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대형사 가운데 기존 계획을 수정하면서 발생할 추가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시각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IFRS17 도입이 연기되면서 보험사들이 회계 시스템을 더 철저하게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데 가장 큰 의미를 둘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이미 준비를 끝낸 대형 보험사들은 인건비나 시스템 매몰비용과 같은 추가 비용들이 발생할 수 있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