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내달 '자보료 인상' 시동…손해율 2016년 인상 때와 "닮았네"
손보사, 내달 '자보료 인상' 시동…손해율 2016년 인상 때와 "닮았네"
  • 김현경
  • 승인 2018.11.1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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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율 90%육박, 3~4% 인상 예고..."7~8% 올려야 적정" 목소리도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이르면 다음 달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할 전망이다. 손해율이 90%까지 급등하면서 영업실적이 적자로 돌아선 탓에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가 보험개발원에 자동차보험 기본보험료율 검증을 의뢰했고, 다른 보험사들도 보험료 인상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난 2016년 초 자보료를 일제히 인상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치솟았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016년 4월 삼성화재와 동부화재(현 DB손해보험)는 자동차보험료(개인용 기준)를 각각 2.5%, 3.2% 인상했다. 당시 손해율 추이를 살펴보면, 삼성화재의 경우 2015년 말 88.9%, 2016년 3월 기준 79.1%를 기록했다. 동부화재는 각각 90.1%, 82%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같은 해 1월 손보사 중 가장 먼저 자동차보험료 인상(2.8%)을 단행한 현대해상은 2015년 말 손해율만 94.1%에 달했다. 3월 3.5%를 인상한 KB손해보험은 2015년 말 93.3%, 2016년 3월 80.5%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2015년 말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등 대형 4개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91.6%로, 이는 올해 10월 기준(잠정) 4개사의 손해율 92.87%와 비슷한 수준이다. KB손보가 94.5%로 가장 높았고, 현대해상(93.8%), DB손보(92.8%), 삼성화재(90.4%)가 그 뒤를 이었다.
 
자동차보험 사업비가 20% 정도 발생하는 것을 고려해 적정 손해율은 78~80%지만, 4개사 모두 이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이 100%를 넘을 경우 적자가 발생한다. 지난 3분기 기준 대형 손보사 4곳의 합산비율은 모두 100%를 넘었다.
 
특히, 통상 9~10월은 손해율이 개선되는 시기로 인식되지만, 올해에는 상승 요인이 많은 탓에 손해율이 급등했다. 우선 자동차 정비수가가 20% 가량 올랐고, 최저임금 상승·건강보험 확대 적용 등으로 보험금 지급 규모가 늘었다. 2016년 자보료 인상 이후 손해율이 진정되면서 지난해 보험사들이 앞다퉈 보험료를 인하한 영향도 컸다.
 
현재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율은 3% 내외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손해율 상승 요인이 동시에 발생한 탓에 실제로는 7~8% 정도 올려야 한다는 게 손보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2% 수준을 기록하는 등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어 금융당국과 여론의 반발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 손보사 고위 관계자는 "여러가지 인상 요인을 합해보면 실제 인상 요인은 7~8% 수준"이라면서도 "자동차보험은 공공재처럼 인식되는 부분도 있고, 일반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에 인상분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보험료 인상을 두고 금융당국의 과도한 가격 개입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업 적자가 현실화된 상황인 만큼 보험료 인상을 업계 자율과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지난해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손보사들은 손해율 개선으로 이익이 발생하자 연이어 자보료를 인하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완전 자율시장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이 치열해서, 손해율이 개선돼 이익이 나면 보험사들이 알아서 보험료를 인하하기도 한다"면서 "지금은 적자가 발생하고 있어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마치 국민들의 등골을 빼먹고 있는 것처럼 비춰져 당국과 여론의 눈치가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한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