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ERCG 사모사채 만기 D-Day…디폴트에 증권사 '옥신각신'
중국 CERCG 사모사채 만기 D-Day…디폴트에 증권사 '옥신각신'
  • 김한주
  • 승인 2018.11.0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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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김한주 기자]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자산담보기업어음(ABCP)의 채무불이행(디폴트) 확정을 코앞에 두고 증권사들 사이에 금이 가고 있다.

 

오늘(8일) 밤 CERCG의 사모사채가 만기되면서 원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아 내일(9일) 예정인 ABCP 또한 자동 부도 처리가 불가피해졌다.

 

국내 7개사(현대차증권, KB증권, BNK투자증권, KTB자산운용, 골든브릿지자산운용, 부산은행, 하나은행) 채권단이 발행사인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국내에서 발행된 ABCP의 부도 예상 규모는 약 1600억원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500억원), KB증권(200억원), BNK투자증권(200억원), 유안타증권(150억원), 신영증권(100억원), KTB자산운용(200억원) 등이 투자했다.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한 현대차증권은 한화투자증권이 주관사로써 중요 사항을 미리 알리지 않았다며 실무자를 상대로 형사 고소했고,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은 현대차증권이 ABCP 예약 매매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ABCP를 유동화한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법적 책임이 있는 주관사라고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한화투자증권 측은 ABCP가 공모가 아닌 사모사채 발행이었고 관례상 일일이 실사를 나가지 못하는 상황은 공공연한 업계 관행이라고 항변했다. 또 나이스 신용평가의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ABCP를 유동화했을 뿐 주관사라고 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국정감사에서 “ABCP 발행 주관사 여부에 대해 외부 법무법인에게 법률자문을 구해본 결과, 주관사가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한편, CERCG는 지난 8월 국내 채권단에 자구안을 보냈다. 2020년까지 해당 채권의 이자를 지급하고 2021~2025년까지 5년간 원금을 분할해 상환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채권단은 자구안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지난 9월 관련 내용을 압박하기 위한 의견을 종합해 중국 측에 전달했지만 중국 측은 아직 묵묵부답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은 주관사, 판매사 등 업계 전반에 걸쳐 점검을 진행 중에 있으며 국정감사에서 언급된 만큼 향후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채권단 측은 소송 제기 가능성에 대해 "소송을 하더라도 회사별 법무법인들이 다 따로 있어 디폴트 확정 이후 채권단의 협의 하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