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창립이래 처음 여신 5조원 축소....이유는?
수출입은행, 창립이래 처음 여신 5조원 축소....이유는?
  • 승인 2016.01.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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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 26일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2016년도 주요 기업 CEO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이사, 이상운 효성 대표이사, 이덕훈 수은 행장, 정지택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정수현 현대건설 대표이사.ㅣ 수출입은행 제공
 
[비즈트리뷴] 한국수출입은행(은행장 이덕훈)은 올해 여신지원 규모를 75조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보다 5조원 줄어든 수치다. 이같은 여신 축소는 수출입은행 창립 이래 처음이다.

26일 수은에 따르면 올해 대출 및 투자는 기업에 원활한 유동성 공급을 위해 지난해 56조원보다 1조원 증가한 57조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기업의 해외 수주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보증은 시장수요를 감안해 지난해 24조원보다 6조원 감소한 18조원을 지원한다.

수은이 올해 여신지원 축소에 나선 것은 주요 지원산업인 건설·플랜트 및 선박부문의 수주 부진과 세계 경기침체에 따라 수출금융 수요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건설·플랜트는 지난해 20조원에서 18조원으로, 선박은 17조원에서 13조원으로 감액됐다. 

이덕훈 행장은 이와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저유가에 따른 건설·플랜트·조선 등 주요산업 수주 부진 및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것”이라며 “시장상황이 개선되면 즉각적으로 여신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사나 조선사 등 수주기업의 저가수주와 과당경쟁으로 인한 손실을 내버려둘 수 없다. 산업과 기업을 고려한 구조조정 통해 경제체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수은은 그러나 고용창출효과 및 산업연관효과가 높은 보건의료, 문화콘텐츠 등 해외진출 유망서비스산업에 대한 지원은 지난해 2조5000억원보다 1조원 늘린 3조5000억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수출 상위 5대 품목이나 지원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ICT, 자동차, 일반기계 부문에 대해선 지난해 11조원에서 4조원 확대한 15조원을 지원한다.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인 화장품, 이차전지, LED, 스마트그리드 등에 대한 지원기반 확충과 지속적 지원 확대를 통해 수출지원 품목 다변화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및 해외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도 나왔다.

수은은 전국 도·광역시에 설치된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한 수출거래에 대해 우대 지원하는 한편 맞춤형 경영정보를 제공하는 ‘창조산업 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해 정부의 중소기업 수출 증진 및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 등에 적극 부응할 계획이다.

해외 온렌딩, 전대금융 등 국내외 중개금융기관을 통한 지원도 지난해 4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 수준으로 대폭 확대하고,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화장품, 유아용품, 바이오식품 등 유망 소비재의 수출지원을 위해 5000억원을 별도 배정할 계획이다.

한편 수은은 26일 서울 63빌딩에서 ‘2016년도 주요 기업 CEO 초청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이덕훈 수은 행장을 비롯해 정수현 현대건설 대표이사, 정지택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이상운 효성 대표이사,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이사 등 해외건설・플랜트, 석유화학, 서비스 등 산업 전반에 걸쳐 17개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행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올해 우리 경제는 대외적으로 미국 금리인상, 중국 경기둔화, 유가하락 등에 따른 수출 부진 장기화, 안으로는 내수침체와 가계부채 문제가 큰 위험요인으로 가중되고 있다”면서 "수은은 단순 금융제공을 넘어 ‘산업 관리자’ 역할을 통해 우리 기업의 새 먹거리를 창출하고,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과 산업위험 선제적 관리를 통해 우리 경제 체질개선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 김지원기자 lovelypooh@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