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링] 업사이클링 산업, 무엇인가
[업사이클링] 업사이클링 산업, 무엇인가
  • 승인 2016.01.0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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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오롱의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
 
[비즈트리뷴] 업사이클 바람이 불고있다.

업사이클링(up-cycling)은 재활용 차원을 넘어 디자인 등을 가미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지칭한다. 버려지거나 쓸모없어진 것을 수선해 재사용하는 리사이클링(re cycling)의 상위 개념이나 다름없다.

폐기물이나 쓸모없는 물건들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디자인과 활용성을 가미, 질적으로 더 높은 가치를 가진 새로운 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신규 산업분야다.

재활용품에 디자인을 가미해 새로운 친환경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분야다.

특히 해외에서는 지속 가능한 패션 운동의 일환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해외의 업사이클링은

해외 업사이클링 산업의 대표주자는 스위스의 가방 제조업체 '프라이탁(Freitag)'이다.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프라이탁 본사,매장 건물
 
▲ 프라이탁
 
디자인을 전공한 마르크스와 다니엘 프라이탁 형제는 우연히 방수천으로 덮인 트럭을 보고 이를 활용한 가방을 만들었다.
이 제품은 스위스 자전거족 사이에서 입소문을 얻기 시작해 지금은 매년 40만개를 생산, 연매출 500억원 이상을 거두는 인기 상품으로 부상했다. 국내에서도 서울 이태원에 매장을 두고 있다.

프라이탁의 성공은 글로벌 업사이클링 기업들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버려진 티셔츠에서 실을 뽑아 양말을 만드는 미국의 '솔메이트 삭스'와 폐타이어를 이용해 신발을 제작하는 인도네시아 '인도솔' 등 250여개 업사이클링 기업이 활동 중이다.

사탕 봉지나 과자 포장지까지 활용하는 미국의 ‘에코이스트’도 빼놓을 수 없는 업사이클 브랜드로 꼽힌다.

코카콜라 라벨을 이용해 만든 이른바 ‘코카콜라 핸드백’은 에코이스트의 대표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초콜릿 도브 포장지를 활용한 도브백이나 캔 따개를 이어 만든 가방 및 팔찌 등은 보기만 해도 에코이스트 제품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특징적이다.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들고 다니면서 인기몰이에 성공했고, 재활용품에 부정적이던 미국인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도 한몫했다.

 
핀란드의 ‘글로베호프(Globe Hope)’도 대표적인 업사이클링 사례로 알려져있다. 디자이너 세이야 루칼라는 낡은군복과 용도 폐기된 돛 등을 8년간 실험을 거쳐 2011년 글로베호프라는 정식 브랜드로 세상에 내놓았다.

1960년대 베트남전과 라오스 전쟁 당시 사용된 폭탄의 탄피를 활용해 액세서리를 만드는 ‘아티클22’에는 미국 뉴욕의 디자이너들이 라오스의 장인들과 함께 참여하고 있다. 1970년대부터 폭탄을 녹여 숟가락으로 만들기 시작한 라오스 시골 마을의 활동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들이 만드는 목걸이와 팔찌 등의 피스봄(peace-bomb) 제품들은 현재 25개국으로 팔려 나간다. 그리고 그 수익은 라오스 마을의 재건과 폭탄 제거 작업을 위해 사용된다. 지금 속도로는 모든 폭탄을 제거하는 데 800년이 걸린다는 게 아티클22의 설명이다.
▲ 아티클 22
 

■국내 업사이클은 어디쯤 왔나..."가치소비 주목"

국내의 업사이클 산업은 이제 기반을 닦기 시작한 초기 단계다.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주도하고 있다. 물론 대기업들도 하나둘 진출하고 있다.

 
한국업사이클디자인협회에 따르면 업사이클 업체수는 2014년 40여개에서 최근 100개까지 늘었다. 업사이클디자인협회(2014년말 기준)가 추산하는 업사이클 시장 규모는 40억원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의 '래코드(RE;CODE)’는 지난 2012년 국내 대기업이 처음으로 선보인 업사이클링 브랜드다. 

이 브랜드에는 군에서 사용되던 텐트ㆍ군복ㆍ낙하산 등을 활용한 밀리터리 라인과 산업용 소재로 만든 인더스트리얼(Industrial) 라인, 데님라인 등이 있다.

버려진 원단을 활용하기 때문에 5개 이상 같은 제품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군에서 나온 폐품과 더불어 매년 40억원가량 소각되는 의류 재고를 재활용하기 위해 브랜드를 만들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래코드는 지난 11월 "2015 Design for Asia" 대상을 수상했다. 래코드는 디자인의 우수성과 더불어 패션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 받아 지속성 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브랜드 자체가 갖고 있는 자원순환과 환경에 대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제안한다는 측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 신세계백화점의 업사이클링 제품 이벤트
 
래코드측은 "미래의 패션 비즈니스는 분명 현재와는 다른 모습을 할 것이다. 오늘날처럼 무분별한 생산과 덤핑이 오래도록 지속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래코드는 패션 비즈니스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래코드는 고객들에게 가치소비를 알리는 데에 앞장서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LG화학은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못 쓰는 유아용 카시트를 뜯어내 친환경 핫팩을 만들어 시리아의 난민 지원에 나섰다.
현대백화점은 군 낙하산을 활용한 에코백을 납품받아 사은품으로 나눠주고 있다.

화장품업체 이니스프리는 업사이클 업체들과 손잡고 환경 문제의 인식을 제고시키는 사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삼섬물산(패션부문)은 '하티스트 하우스' 라는 매장을 통해 신진 디자이너들의 업사이클링 가방 등 소품을 판매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입지 않는 자사 제품을 매장으로 가져오면 리사이클 컵 홀더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유니클로의 리사이클 컵 홀더는 수선될 때 버려지는 청바지 밑단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정부와 지자체도 점차 관심을 키워가고 있다.

환경부는 ‘자원순환사회’라는 콘셉을 앞세워 쓰레기의 재활용 비율을 높이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환경부는 업사이클 업체들이 폐자원을 원활하게 공급받을 수 있도록 소재은행을 설치하고 재활용센터와 연계해 판매망 구축을 돕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몇몇 소수 환경운동가들이 업사이클링 제품을 선보였으나 품질이나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상품가치가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 나오고 있는 업사이클링 제품들은 사회적 가치에 디자인적 가치가 담겨있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업사이클링 브랜드 제품은 희소성이라는 매력이 있다. 게다가 친환경제품을 소비한다는 의식과 독특한 제품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가치 소비'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업사이클링 산업은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국내 기업들은 '지속 가능한 사회’를 고민하며 제품 생산과 소비를 통해 그 해법을 모색하고있다. 그 대안중의 하나가 바로 업사이클링이다.

업사이클링 시장은 환경을 되살리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우리가 창출해내야하는 새로운 신시장으로 다가오고 있다. 
 [비즈트리뷴 채희정기자 sincerebiztribune@biztribune.co.kr]<비즈트리뷴은 업사이클링 관련 제보나 취재요청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