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트리뷴] 권평오 코트라 사장, '혁신'으로 '코트라다운 코트라' 부활
[핫트리뷴] 권평오 코트라 사장, '혁신'으로 '코트라다운 코트라' 부활
  • 백승원
  • 승인 2018.09.1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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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펜 관료주의 깨고 서비스정신 무장 " 주문
[비즈트리뷴=백승원 기자] 코트라(KOTRA)가 권평오(사진) 사장 취임 이후 혁신을 강조하며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권 사장이 있다. 그는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을 역임한 무역통상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 4월 공식 취임했다.
 

권 사장은 1983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상공부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산업자원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두루 경험하며 사무관과 과장, 실장 등으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지원 업무를 3번 담당하는 등 무역투자진흥공사를 잘 이해하고 내부사정도 잘 알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재외공관 대사를 거치면서 국제 감각까지 갖춰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시장 진출과 글로벌 일자리 창출 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 현장 소통 강화·작은 혁신 강조…'조직 안정화' 
 
권 사장은 취임 후 내·외부적으로 혁신을 통해 조직 안정화에 나서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현장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매주 최소 1회 이상 현장에 방문하겠다고 한 약속을 철저히 이행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그는 취임 후 한달 만에 6번의 현장을 방문했고 48개 기업과 소통했다. 지난달 취임 100일 맞은 지난달 기준으로는 총 15회 국내 현장을 방문하는 등 직접 만난 기업체만 80개사에 이른다.
 

 

그는 현장에서 제기된 기업의 애로사항에 대한 해결방안은 빠르게 제시해 업계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첫 공식일정이던 '인천지역 고객간담회'에서 지사화 사업 전문성에 대해 전담직원 방한교육을 연 1회 160명에서 연 2회 250명으로 확대했다.

권 사장은 "조직은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고객의 수요에 맞춰 지향해야할 역할과 포지셔닝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코트라는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고객이 곧바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서비스혁신을 통해 일류 무역투자진흥기관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 내부적으로는 '작은 혁신' 조직 문화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는 산업통상자원부에 재직 시절 느꼈던 개방과 공유, 협업 중심의 조직 문화를 코트라에 적용하기 위해 직접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사장은 보고를 위한 보고는 원하지 않으며 핵심만 간추려 가능한 한 A4 용지 1~2장 내외로 작성하고 보고를 위해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고 주문한다.
 
또, 실무자에서 팀장, 협조부서, 실장, 본부장 구조로 이어지던 의사결정 과정도 실무자, 대표자회의로 과정을 대폭 줄였다. 위임전결 규정에 따라 정해진 전결권자가 있다면 실무자가 굳이 상급자에게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고 지시했다.
 
회의 때 명패와 다과, 물컵 등을 준비하지 말고 현수막 제작 등도 최소화해줄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해외 코트라 무역관이나 사업현장을 방문할 때 본사 직원이 공항에 마중하러 나가는 관행도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면 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권 사장은 또 "부당한 업무 지시나 지위나 권한을 남용하는 행위를 절대 하지 말아달라"면서 "소위 말하는 갑질 등 지위를 이용해 누군가의 인격을 침해하는 행위는 결코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 조직개편으로 '코트라다운 코트라' 만든다

권 사장은 취임 슬로건으로 내세운 '코트라다운 코트라'를 위해 취임 한 달 여 만에 혁신 로드맵을 공개해 인사 시스템, 조직 개편 등으로 코트라에 새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권 사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코트라는 '헝그리 정신'이 있던 과거에 비해 '빨간펜 부대'로 바뀌었다"라고 진단했다. 한국 기업의 해외 무역을 지원하는 서비스 기관에서 해외 시장 네트워크 접근 권한을 쥐고 빨간펜을 든 관료처럼 행동한다는 비판을 많이 들었다는 것이다.
 
권 사장은 앞으로 임기 동안 이같은 관료주의를 깨고 '서비스 정신'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그가 코트라 직원들의 '서비스 정신'을 강화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인사평가시스템이다.
 
권 사장은 "코트라는 한국 기업에 대한 사후 관리가 부실하다는 고객 불만이 많았다"며 "불만이 접수되고 직원 귀책 사유가 확인되면 인사평가 점수를 깎는 등 근본부터 일하는 자세를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서비스 정신과 함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공개했다. 해외 무역관을 관리하는 '무역관장'을 외부 전문가들이 맡을 수 있도록 개방하겠다는 것이다.
 
6개월 단위로 공모를 받아 2021년에는 전체 무역관장의 20%를 외부 전문가가 맡을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코트라 내부적으로는 상임이사와 해외 지역본부장, 본사 기획조정실장과 인재경영실장·운영지원실장 등 핵심 보직에 대해 공모제를 실시하고 있다.
 
권 사장은 "국내 기업인이 현지 바이어와 만나는 장으로 코트라 무역관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코트라가 가진 해외 시장·바이어·국가 정보 등을 빅데이터센터를 통해 리얼타임으로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정보망도 구축하겠다"고 전했다. 
  
◆ 미·중 무역분쟁…해외시장 다변화 속도
 
미·중의 무역 분쟁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권 사장은 우리 기업들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해외시장 다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권 사장은 "해외무역관을 통해 파악한 결과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바이어들은 당장의 관세 영향보다는 분쟁 장기화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트라에서는 1차적으로 수출 문제 해소를 위한 현장지원과  제3국으로의 수입선 전환에 따른 신규 수출기회 발생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에 대비해 올 하반기에는 아세안, 인도, 러시아 등 신남방·북방 지역에 해외전시회, 무역사절단 등 60건의 수출마케팅을 지원해 대체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또  시장 변화에 따라 선진국보다 신흥국 중심으로 교역이 늘어나는 시장에 코트라 해외 네트워크 자원을 재편하며 새로운 기회를 찾고있다. 코트라는 선진국에 나가 있는 인력을 조정해 신흥국 쪽에 20여명을 증원하고 베트남 중부 다낭, 인도 서부 공업도시 아메다바드 등 2곳에 현지 무역관(무역사무소)을 신설할 방침이다.

특히 기존 싱가포르에 있었던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도 한국 기업 진출이 활발한 베트남 하노이로 옮기기로 했다. 또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해 예산이 확보되면, 중국 장춘에도 추가로 무역관을 열 계획이다. 
   
더불어 남·북한 간 경제 협력이 강화될 시기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사장은 "조직 내 동북아사업단에 앞으로 남북경협이 활성화했을 때를 대비한 코트라의 역할을 준비하도록 했다"며 "과거 노무현 정부 등에서 구상한 계획들을 기초로 업데이트하는 형태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