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說 솔솔…금융주 상승 촉매제 될까
M&A說 솔솔…금융주 상승 촉매제 될까
  • 김현경
  • 승인 2018.08.2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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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ING생명 '부정적', DGB금융-하이투자증권 '긍정적'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신한금융지주의 ING생명 인수와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두고 시장에서 상반된 평가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금융지주사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금융권 인수합병(M&A)설이 금융주 상승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ING생명의 M&A설이 나온 지난 14일 신한금융의 주가는 전날(4만2550원) 대비 1.05% 오른 4만3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두 회사의 M&A설이 처음 등장한 올해 3월 초부터의 주가 추이를 살펴보면, 당시 연초(4만9400원, 1월 2일 기준)에 비해 9% 가량 하락하는 등 부진을 겪고 있던 신한금융의 주가는 M&A설이 등장한 3월 9일 전날(4만4950원) 대비 0.67% 상승한 4만5250원을 기록, 이후 차츰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신한금융의 ING생명 인수가 비은행 분야 강화와 자산 규모 확대 차원에서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음에도 주가는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인수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해서다.
 
현재 신한금융은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ING생명 지분 59.15%를 2조2000억원대 수준에서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12년 KB금융지주가 ING생명 지분 100%에 대해 2조2000억원의 인수가격을 제시했던 것을 고려하면 6년새 가격이 2배 가까이 뛴 셈이다. 애초 올해 3월 제시됐던 3조원의 가격보다는 많이 낮아진 수준이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에 대한 부담이 존재한다.
 
신한금융의 ING생명 인수 가격에 대해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 및 배당에서 기회비용이 발생하는 것까지 고려하면 주주가치에 소폭 부정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소폭이지만 신한금융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된 M&A설은 ING생명에는 눈에 띄는 급락세를 불러왔다.
 
M&A 보도가 나온 이달 14일 ING생명의 주가는 3만6350원으로 하루만에 12.40%나 빠졌다. 올해 2월 초 최고치(6만2100원)를 기록한 후 하락세를 타던 주가는 M&A설이 시작된 3월부터 급격히 하락했다. 이달 28일 종가 기준 주가는 3만5500원을 기록했다. 올해 최고치에 비해 42.8%나 하락한 가격이다. 
 
M&A설 이후 ING생명의 주가가 급락한 것은 신한금융 인수 후에도 고배당, 잉여자금 환원 등 기존의 소액주주 친화 경영을 이어가기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병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차별적 자본적정성을 보유하고 있던 ING생명 주주 입장에서 딜이 성사된다면 고배당 및 잉여자본환원이라는 기존의 정책이 유지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 대목에서 신한지주와 기존 ING생명 소액주주의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진단했다.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확정지은 DGB금융의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DGB금융의 주가는 지난해 최저치(9200원)를 기록했던 11월 초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11월은 DGB금융이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발표한 시점이다.
 
DGB금융의 주가는 올해 초 1만3000원대까지 회복됐지만 박인규 전 DGB대구은행장 채용비리 연루 의혹 등 갖은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급락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31일에는 9270원을 기록, 올해 최저치를 찍었다.
 
다만, 신임 김태오 회장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그룹 안정화를 꾀하고 있는 DGB금융이 최근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속도를 내면서 주가도 다시 상승하는 모습이다.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긍정적임을 의미한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이투자증권 인수는 비은행 자회사 이익기여도 확대, 은행과 증권사간 시너지 극대화, 대규모 염가매수차익 인식 등의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M&A설과 관련된 금융사들의 주가는 인수 가격부터 두 회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자본비율이 얼마나 변화하는지, 기존 주주들의 배당가치가 훼손되지는 않는지,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평가돼서 반영되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금융사들이 M&A설에 예민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