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론을박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경영간섭 우려" 재계선 기관입김 우려도
[갑론을박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경영간섭 우려" 재계선 기관입김 우려도
  • 이연춘
  • 승인 2018.07.1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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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국민연금을 필두로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주주권 행사 지침)' 실행을 앞두고 재계 일각에선 정부 눈밖에 난 기업을 압박하거나 빈번한 공시는 증시 혼란을 부를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전면적 시행을 앞두고 재계는 의결권 행사를 고리로 민간기업에 대한 정부의 경영권 침해가 합법화될 가능성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기업 운용 및 주식시장에 실제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17일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초안을 공개했다. 오는 26일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하면 스튜어드십 코드는 바로 실행된다.  '스튜어디십 코드'의 핵심은 소극적인 주주권 행사로 '주총 거수기'라는 오명을 썼던 국민연금의 주주권을 처음으로 확대했다는 점이다.

다만 재계에선  정부 정책을 밀어붙이거나 정부 눈 밖에 난 기업을 대상으로 국민연금을 동원해 압박할 개연성이 적지 않다고 우려한다.
 

 


일본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서 초안, 회의록, 참고자료를 금융청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이에 대한 각계 의견을 수렴해 반영 여부와 이유를 공개한 점은 우리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재계는 '부적절한 경영간섭' 등을 우려, 그동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특히 연금 운영 인력을 정부 성향과 맞는 코드 인사들이 장악할 경우 권한만 갖고 책임은 지지 않는 경영개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 관계자는 "코드 채택 후에는 공시 의무, 단기차익 반환 등 자본시장법상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데, 우리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7%에 이르는 국민연금 기금 규모를 감안하면 빈번한 공시는 주식시장 전체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을 계기로 기관투자자가 투자대상기업의 경영진에 대해 불필요할 정도로 과도한 요구를 하고 그러한 요구로 인해 경영권의 교체가 빈번하게 이뤄지거나 경영자에 대해 위협으로 작용한다면 경영자 입장에서는 장기 전략적 투자를 포기하는 경향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정권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정권 입맛에 따라 파급되는 영향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국민의 돈을 국가 정책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했다.
 
물론 과도한 경영 간섭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직접적인 경영참여 활동을 배제하는 대신 내년부터 기금을 운용하는 위탁운용사에 의결권 행사를 위임하는 방안을 도입하도록 해 시장 충격을 덜어줬다. 이번 방안은 각계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오는 26일 확정된다.
 
최경일 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장은 "경영 참여에 해당하지 않는 주주권부터 도입한다"면서 "과도한 간섭이라는 우려를 고려해 경영 참여는 제반 여건이 마련된 뒤 도입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지인엽 동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부정적 문제에 대한 해소방안을 제안했다. 지 교수는 "기관의 감시와 대화에 대한 의무조항 말고 지나친 경영간섭을 방지할 금지조항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