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23곳 계열사간 5.5조 '빚보증' 왜?
SK그룹, 23곳 계열사간 5.5조 '빚보증' 왜?
  • 이연춘
  • 승인 2018.07.0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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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해운 등 곳곳서 경영악화 탓에 차입금은 '눈덩이'
-보증 규모가 커지며 경영성과 따라 재무 안정성 흔들려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빚보증 서는 자식은 낳지도 마라"는 속담이 있으나 오히려 SK그룹은 주력 계열사간 빚보증에 나서며 우려를 낳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SK그룹의 채무보증 규모가 매년 차곡차곡 쌓이면서 지나치다는 관측도 내놓기도 한다. 특히 매년 보증 규모가 커지고 있어 계열사의 경영성과에 따라 재무 안정성도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그룹의 비금융 계열사간 5조2100억원을, 금융 계열사 3200억원 등 총 5조5000억원에 달하는 빚보증에 나서고 있다.
 
SK㈜는 비금융 계열사 22곳 채무보증을 하고 있다. 
 
현재 ▲SK건설(1조500억원)을 포함한 비금융 계열사의 빚보증은 ▲SK가스(4300억원) ▲SK네트웍스(4000억원) ▲SK루브리컨츠(300억원) ▲SKC(3600억원) ▲SK에너지(800억원) ▲SK이노베이션(1100억원) ▲SK종합화학(5400억원) ▲SK디스커버리(90억원) ▲SK플래닛(1500억원)▲SK하이닉스(600만원) ▲SK인천석유화학(800억원)▲SK트레이딩인터내셔널(450억원) ▲SK바이오랜드(160억원)▲미쓰이케미칼앤드 SKC폴리우레탄(70억원) ▲SK바이오텍(530억원)▲SK머티리얼즈(5300억원) ▲SK해운(1조3600억원)▲SKC하이테크앤마케팅(3억원) ▲SK케미칼(44억원) ▲SK실트론(1200억원) 등 총 5조원을 넘어섰다. 금융회사 SK증권은 3200억원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지주회사 SK㈜ 역시 6곳 채무보증에 나서고 있다. ▲위례에너지서비스(2500억원) ▲파주에너지서비스(5000억원 ) ▲CAILIP Gas Marketing, LLC(767억원) ▲Prism Energy International Pte. Ltd.(2457억원) ▲SK E&S Americas,Inc.(1728억원) ▲SK E&S Australia Pty Ltd (1512억원) 등 총 1조3939억원으로 자기자본 3조7601억원의 36.9%에 달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계열사에 채무보증을 서는 것 자체는 잘못된 일이 아니지만 보증 규모가 커지는 기업들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회사 자산규모에 비해 채무보증금액이 지나쳐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지급보증을 받은 기업이 경영상태가 악화돼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지급보증액은 고스란히 지급보증을 서준 기업의 부채로 전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빚보증 1조원을 넘어선 SK건설은 부진한 실적 악화에 희망퇴직자를 받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선 인원 감축은 지난 2013년부터 이어져온 실적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분석한다. SK건설은 2013년과 2014년 해외사업의 원가율 상승과 민간주택사업의 대손상각비 상승 악재가 이어지면서 영업손실 5541억원, 10억원을 기록했다.

SK해운의 경우 해운업계의 불황이 계속되면서 자금조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물적분할을 통해 손실을 털어내고 체질 개선을 시도했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SK해운은 부채비율이 2500% 이상 치솟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한 가운데 특별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SK해운은 지난해 한기평으로부터 A-(부정적), 한신평으로부터 A-(안정적), 나이스로부터 A-(부정적) 등급을 부여 받았다. 악화한 펀더멘털을 자체적으로 끌어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최대주주의 지원 여부가 평가의 중요한 요소로 부각됐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기존 부실을 모두 털어내지는 못했고, 과중한 차입부담으로 인해 재무구조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신평사는 평가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SK의 경영 성적을 두고 봤을 때 과다하거나 걱정할 정도는 전혀 아니다"면서도 "그렇다고 우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해외 투자사업의 성패가 국내에 기반을 둔 모기업의 경영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