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겨냥하는 지주사…SK 이름값 짭짤 3년간 6700억+α
공정위가 겨냥하는 지주사…SK 이름값 짭짤 3년간 6700억+α
  • 이연춘
  • 승인 2018.07.0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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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수익 '쑥쑥'…15곳 계열사 간판값으로 실탄 확보
-최태원회장 23.4%지분 개인최대주주…특수관계인 30.8%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의 지주회사를 겨냥한 재벌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재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된다.

지주회사가 당초 기대와 달리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 사익편취 등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공정위의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재계에선 촉각을 곧두세우는 분위기다. 특히 브랜드수수료(간판값)가 돈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름값인 브랜드수수료로 실제로 지주회사들이 자회사 배당보다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의 분석 결과 대기업 지주회사 체제 18개 그룹의 지주회사 매출 중 브랜드 수수료와 임대료 등 기타수익 비중은 43.3%로 40.8%인 배당수입을 능가했다.

SK그룹 지주회사인 (주)SK가 주요 자산으로 떠오른 브랜드(상표권)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상표계약은 지주회사 입장에서는 브랜드 사용료로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지주회사와 계열사들이 '윈윈'하는 구조다.

SK그룹 내 15곳의 계열사들이 오는 2020년12월말까지 지급할 브랜드 사용료만 6689억원여에 달해 SK그룹으로선 든든한 실탄을 확보한 셈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는 SK텔레콤을 비롯한 15곳의 계열사들과 'SK' 상표계약을 체결했다. 사용료율 산정 기본값은 '매출액'으로, 외형이 큰 SK에너지와 SK하이닉스, SK텔레콤의 수익 기여도가 높았다.
 


거래 기간은 올해 1월 1일부터 2020년 12월31일까지로 ▲SK실트론 65억원 ▲SK가스 169억원 ▲SK케미칼 81억원 ▲SK하이닉스 1923억원 ▲SK해운 85억원 ▲SK건설 433억원 ▲SKC 97억원 ▲SK네트웍스 376억원 ▲SK브로드밴드 183억원 ▲SK플래닛 68억원 ▲SK텔레콤 765억원 ▲SK루브리컨츠 215억원 ▲SK종합화학 444억원 ▲SK인천석유화학 383억원 ▲SK에너지 1402억원 등이다.

상표권 수익이란 상표권을 가진 기업이 이름을 빌려주고 받는 금액으로, 지주사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지주회사 입장에서는 브랜드 사용료로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지주회사와 계열사들이 '윈윈′하는 구조다.

SK는 기업 브랜드를 상호에 직접 쓰고 있는 계열사들에게 '0.2%'의 사용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상호에 SK 브랜드를 노출시킴으로써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거두고 있다고 판단, 전체 매출에서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기본값에 0.2%의 사용료율을 반영해 브랜드 대가를 받고 있다.

브랜드 수익료만 따지면 웬만한 대기업 1년 영업이익과 맞먹는 정도다. SK는 23.4% 지분을 보유한 최태원 회장이 개인 최대주주다. 여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7.46%로 2대주주에 올라서 있다. 또 다른 특수관계자로 사촌지간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있다. 다만 이들 지분율은 0.1%가 채 안된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30.8% 수준이다.

대기업들이 브랜드 사용료를 받는 이유는 상표권을 직접 소유하고 있는 데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인력운영, 마케팅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자회사들의 주가가 오를때 지주사도 주가가 오르는 것처럼 자회사들이 좋아져야 브랜드 로열티 금액이 늘어나 지주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일각에선 대기업 지주회사의 브랜드 수익이 기업 이미지 제고 등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지만 '대기업 총수 일가 밀어주기'가 아니냐는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시장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 개별 실적에서 브랜드 로열티가 중요한 포인트인데 지주회사에서는 브랜드 로열티가 가장 중요한 수입원"이라며 "현금 유입이 가장 높은 게 브랜드 로열티"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브랜드 수수료는 우수한 현금 동원력의 하나"라며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수단으로 외형 성장을 이루게 되면 로열티 수입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