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길청 칼럼]원유가격의 미래
[엄길청 칼럼]원유가격의 미래
  • 승인 2018.07.0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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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 2018년 하반기를 앞두고 미국과 이란의 핵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국제유가는 얼마간 다시 급등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무슨 이유든 텍사스 중질유(WTI)가 배럴당 80달러를 넘기면 상당히 사건의 충격이 큰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동안 유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배럴 당 30달러를 하회하는 바닥수준을 기록한 뒤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지난 2008년 이후 2014년까지의 보였던 지속적이고 급속한 상승시기를 원유 생산원가 상승이나 석유에너지 효율증가에 근거한 타당한 가격이라기보다는, 미국이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불러온 천문학적인 양적완화 조치가 가져온 달러공급의 과잉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효과가 당시에 금과 함께 원유에 투기적 수요로 투입되어 만들어진 유가상승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당시의 100달러를 훌쩍 넘은 원유가격 수준은 경제적으로 의미가 큰 시기라고 판단하기 어렵다. 그런 맥락에서 현재의 국제유가 상승추이도 향후 장기적인 상승으로 그 흐름이 지속되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본다. 가장  주된 이유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의 기술혁신 중에는 대체에너지나 신재생에너지의 연구가 활발한 상황에서 여기서 다시 원유가 지나치게 반등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따라서 여기서 유가가 일시적인 국제정세로 인해 어느 정도 심리적이고 조건반사적인 반등을 한다 하더라도 본격적으로 추세적으로 많이 오르기는 쉽지 않은 여건으로 보여 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은 근본적으로 에너지 효율과 탈 에너지 세상을 지향하기 때문에 고유가의 시대가 다시 온다는 것은 근본적인 회의가 생겨나고 있기도 하다. 또한 그런 시대는 인류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1970년대 이후 많은 나라들이 공업화의 길로 들어서면서 에너지는 석유로 급속히 기울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석유는 지구의 일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어 온 인류가 보편적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한 에너지는 아니다. 중동 국가를 비롯한 산유국들은 한동안 종교문제와 결부하여 산유국의 위세를 지나치게 발휘한 시기도 있었고, 특히 다른 원자재나 인건비가 원유가 오르면 다 자리를  비켜주어야 하는 가격의 종결자이기도 했다, 물론 원유가 지나치게 싸면 원유매장량이 금방 바닥이 나게 되고 자연훼손도 많아지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산유국들은 그동안 다른 지역의 많은 국민들이 매달려 공업생산에 매진해온 나라들의 노동수익에 비해 원유 하나로 엄청난 이익을 차지해왔다. 그렇다고 그들이 자국 국민들에게 민주적으로 석유이익을 나누어 준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왕정국가들의 경우 왕족들의 부가 지나치게 쌓이는 폐해로 나타나기도 하고 그만큼 빈부격차가 커지고 민주화가 지연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제 온 인류는 할 수만 있으면 원자재들도 가급적 석유화학 소재부터도 서서히 벗어나야 할 시기이다. 관련하여 건강이나 환경에 대한 피해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탈석유를 위한 지식연구는 더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나 소재가 더 이상 매장자원이나 천연의 지구환경에서 오지 않고 태양, 바람, 구름, 바다 등 영구히 순환하는 대자연의 흐름 속에서 얻어지는 학술적인 성장이 머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새로운 융복합의 지식디바이스로 관심을 끄는 자동차의 기술혁신도 같은 맥락에서 점차 석유에너지 사용이 궁극적으로는 격감하는 방향으로 진행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다시 100달러를 향해 간다면 미국은 본격적인 금리인상으로 당장의 눈앞의 인플레를 잡고자 할 것이고, 글로벌 경제는 다시 얼마간 어두운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부동산이든 금이든 석유든 사람들의 올바른 판단을 미혹케 하는 역사적 투기성 자산들은 기업을 중심으로 한 실물경제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만큼 적절히 그 가치가 따라 올라오는 것은 이해할만 하지만, 지능기계 등장과 확산으로 점점 평범한 인간의 소득능력이 저하되는 지금, 특정한 취향의 투기적인 자산운용자들에 의해 또다시 유한한 자원을 중심으로 자산이득이 조장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모름지기 대체(alternatives)투자란 금융투자나 실물투자의 장기수익이나 위험을 보완하는 선에서 작동할 때 그 기능을 존중할 만 하다 하겠다.

[엄길청 global analyst/global social impact capita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