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아래 땅굴 파고 송유관에 구멍 뚫어 기름 훔치던 일당 검거 …"인명피해 우려도 큰 범죄"
고속도로 아래 땅굴 파고 송유관에 구멍 뚫어 기름 훔치던 일당 검거 …"인명피해 우려도 큰 범죄"
  • 김정연
  • 승인 2018.06.28 13: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즈트리뷴] 경부고속도로 인근에 묻혀있는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훔쳐 시세보다 최대 150원 저렴하게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경부고속도로를 횡단하는 송유관에 고압 호스를 설치해 인근 주유소의 저장탱크에 연결한 뒤 휘발유와 경유 총 46만여 리터를 훔친 혐의(송유관안전관리법 위반 등)로 ㄱ씨(53) 등 9명을 검거하고 이중 3명을 구속했다고 28일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ㄱ씨 등은 충남 천안 소재의 ㄴ주유소를 임차한 뒤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약 4개월간 주유소로부터 약 90미터 떨어진 대한송유관공사 송유관에 고압호스를 설치해 주유소 저장탱크로 직접 연결하는 수법으로 기름을 빼돌린 혐의다. 

이들은 주유소 임차인, 바지사장, 송유관 천공기술자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모의했고, 빼돌린 기름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수법으로 총 5억3000여만원을 벌어들인 ㄱ씨 등은 지난 3월에는 아예 기름 절취를 위해 땅굴을 파는 등 더 ‘과감한 범행’을 모의했고, 이들은 지난 3월 심야시각에 전남 여수시 일대의 송유관에 땅굴을 파고 같은 방식으로 기름을 훔치려다 경찰에 덜미가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중 송유관 천공 기술자는 1차 범행 후에도 추가 범행 장소를 물색하던 중 한 곳을 선정해 땅굴을 파고 그 주변을 나뭇가지 등으로 위장했지만 수사기관의 추적에 검거돼 미수에 그쳤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기름 절취 사건은 대한송유관공사 누유감지 시스템에 이상 신호가 잡히며 경찰과 한국석유관리원의 공조로 적발됐다. 경찰 관계자는 “송유관 도유는 범행 중 유증기나 고압 호스 연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폭발로 인해 시설물이 파손되는 것은 물론 인명피해 우려도 큰 범죄”라며 “불량한 도유 시설 설치로 인한 누유로 주변 토양이나 하천이 오염되는 등 심각한 환경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