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길청 칼럼]스타디움과 소셜커머스
[엄길청 칼럼]스타디움과 소셜커머스
  • 승인 2018.06.24 08: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즈트리뷴] 월드컵 경기를 보다보면 실망이 크다,  어느 나라 팀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스포츠정신의 실종 때문이다. 국가대항전 경기는 항상 정정당당해야 하고, 조국의 명예를 최우선으로 하고, 대표 팀과 자신의 실력을 최선을 다해 룰을 지키며 발휘해야 하는 것이 마땅한 스포츠정신이다.


전쟁터의 군인도 적군이 포로로 생포되면 먹이고 재우고 치료하고 후에 전쟁이 끝나면 돌아가게 해주는 것이 마땅한 군인정신이듯이, 운동경기는 그 결과의 가치 못지않게 진행과정의 정당함과 정의로움이 승자패자 모두를 당당하게 만든다.

그러나 문제는 스타디움에 있다. 원래 응원단이란 자기 팀이 잘하면 아낌없이 기쁨의 갈채를 던지고, 혹시 못하더라도 장하다고 다음을 보자고 따뜻하게 격려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월드컵 스타디움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열망(be anxious)으로 가득하고, 각 국의 스탠드는 선수 동작 하나에 열광(go wild)하기 일쑤이다.  이를 두고 월드컵의 열기(fever)라고  미디어는 전한다.
 
그러다 보니 사람을 발로 차고, 손으로 때리고, 옷을 잡아끌고, 발을 거는 치사하고 부끄러운 행동들이 거침이 없다. 자신의 부족하지만 갈고닦은 실력을 보여줄 생각은 안하고 스타플레이어를 겹겹이 에워싸고 그의 기량을 육탄으로 막는 행동은 이제 상업스포츠는 막다른 길에 왔음을 보여준다. 이걸 어찌 자녀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그러니 여기서 무슨 더 높이, 더 멀리, 더 빠르게 라는 스포츠정신을 찾아보겠는가. 이 모두가 스포츠의 상업화가 잘 못 흘러간 까닭이다.
 
같은 맥락에서 소셜 커머스 현장을 본다. 익명의 개발자와 운영자 사이에서 데이터 마이닝과 트래픽에 의한 모바일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과도한 소비행동에 휩싸이게 된다. 속속들이 파헤치는 개인데이터 정보분석과 추정의 토대 위에서  쉬지 않은 빅 데이터 작업이나 머신러닝의 분석과 예측이 이제 소비자의 지갑에 돈이 남아 있기 어렵게 만든다.
 
소비는 결코 지상주의가 될 수가 없다. 저마다 개인들의 깊은 자기 성찰과 필요에서 온 냉정하고 진지한 정신적 절제의 행동결과여야 한다. 왜냐하면 소비는 결코 모두에게 무차별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누구는 소비 앞에서 갈대보다 약하고, 누구는 소비 앞에서 사리분별이 어려운 사람도 있다. 그래서 사실 마케팅 활동은 형편과 상황을 불구하고 언제 어디서나 정당화 될 수는 없다.
 
요즘 P2P 방식으로 투자하는 분들이 더러 있다. 개인들이 서로 좋은 사업에 투자하여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한 취지이지만 문제는 이를 사업으로 하려는 사람들 중의 일진광풍 같은 사업의 열기가 문제이다. 그들은 돈이 되면 어디나 찾아다니는 익명의 부나방 같은 사업가나 다름이 없다. 그리고 여차하면 잠수를 타기도 한다.
 
투자도 소셜 커머스로 오니 이런 일들이 생긴다, 6월 22일 서울 증시에서 카카오가 6%가 오르고 한미약품이 5%가 올랐다. 8조원의 카카오 시가총액과 5조원의 한미약품 시가총액을 가진 기업들이 카카오는 729억원의 돈이 몰려고 한미약품은 193억원의 돈이 하루에 들어와 이런 주가수익을 만들었다. 
 
이날의 매수자들이 그래프를 보면 바닥을 벗어나는 신호로 보이겠지만, 한경로보(한국경제신문과  핀테크 업체인 씽크풀이 공동으로 만든 투자지능시스템)라는 로봇어드버이저는 이를 이상반등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디지털경제는 언제나 실제의 데이터를 담아 분석의 가치를 높여주지만 그 데이터 뒤에 숨은 사용자의 탐욕은 그 데이터를 지옥으로 가져갈 수도 있다. 갈수록 개인화되는 세상에서 갈수록 개인은 봉이 되기 쉽다. 어딘가에서 붐(boom)이 일어나면 줌(zoom)으로 당겨서 세밀히 살피고 냉정을 잃지 말자.
 
지금 중국이나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일부 지역에 대한 사업이나 투자는 나만의 세밀한 줌을 한번 당겨볼 시기이다. 그러나 같은 아시아라도 우리나라 자체는 큰 걱정이 아니다. 우린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를 다루는 하이브리드 경제이기 때문이다.
 
[엄길청/글로벌애널리스트, 글로벌한국경영연구원(KIC-BIZ)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