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업계, '이자 장사' 오명 벗기 본격...수수료 이익 확대 가속
은행업계, '이자 장사' 오명 벗기 본격...수수료 이익 확대 가속
  • 원하리
  • 승인 2018.06.20 1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펀드 판매 등 나서며 1분기 수수료 이익 10%초반대 늘어

[비즈트리뷴=원하리 기자] '이자 장사'를 피하고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한 은행권의 비이자이익 창출 노력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국내은행의 수수료 이익이 큰 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은행들의 비이자이익 비중이 40~50%인 것에 비교해 국내은행들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10% 내외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은행들은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웠다.
 
은행업계는 우선 비이자이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수료 이익을 늘려나가고 있다. 은행 수수료 이익은 2016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오고 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전년 대비 2.7%, 15.9% 증가했으며 올해는 더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분기 4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순수수료 이익은 KEB하나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세 증가율을 나타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은 각각 12%, 12%, 11%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 중 신탁보수와 펀드판매, 증권 브로커리지가 수수료 수익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KB금융의 1분기 수수료 이익은 6289억원으로 그 중 신탁보수와 펀드판매, 증권수탁이 각각 14%, 7%, 12%를 차지했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 역시 지난 1분기 수수료 이익 중 자산관리 관련 수수료 이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연구원은 "올해 은행 업종 수수료 이익은 1조3000억원 증가하며 순수익 증가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수수료수익 중에서도 신탁보수와 펀드판매 등 자산관리 사업은 특히 장기적 관점에서도 국내 금융 산업 성장의 핵심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017년 말 기준 은행 금전신탁과 재산신탁은 2011년 대비 각각 21%, 15% 증가하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펀드 판매 잔액 역시 지난 1분기에 전 동기 대비 2~5% 소폭 증가했다. 4대 시중은행의 합산 수익증권 수수료는 1분기에 160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 30% 증가했다. 또 2분기는 이를 웃도는 판매수수료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또다른 수수료 이익 요인인 방카슈랑스는 신탁, 펀드 판매 수수료와는 달리 판매 수수료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IFRS17 도입을 앞두고 저축성보험을 피하는 분위기고, 고객의 입장에서는 주식형펀드, 부동산 펀드 등에 비교해 저축성보험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이자이익에 치우친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다만 수수료 이익이 자산관리 수수료 이익에 편중돼 있어 자산관리 능력을 키워 자산관리 산업 수익성을 키우는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