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남북경협시대 준비 …"태스크포스 본격 가동"
금융권, 남북경협시대 준비 …"태스크포스 본격 가동"
  • 원하리
  • 승인 2018.06.1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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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원하리 기자]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으로 남북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은 북한 관련 인력 충원, 연구 진행 등을 통해 신중하게 남북경협에 대비하고 있다.
 
북미대화 결과가 뚜렷하게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시중은행들도 아직 큰 변화는 없다.
 
금융업계는 다만 북미대화 진전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대응할 수 있도록 태스크포스나 연구소 등을 통해 다방면의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사별로 보면, 신한금융그룹은 이번 달 초 매달 1회 정기적으로 회의를 여는 북한 연구 관련 그룹협의체를 발족했다. 향후에는 외부 전문가를 섭외해 더욱 전문적이고 심화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자율적 북한 연구학습조직인 '북한연구회'의 역할을 확대해 경협 관련 자료 등을 깊이 있게 연구할 계획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달 말부터 태스크포스를 운영해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 각 자회사의 각자의 분야에서 북한에 진출할 수 있는 영역을 검토 중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산하의 '북한금융센터'에서는 사회간접자본 투자 관련 CoP를 운영할 예정이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현재 각각 '통일금융연구회'와 '남북협력 TF'를 통해 북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3년째 자율적 학술연구모임인 '통일금융연구회'를 통해 북한 관련 연구를 수행해왔다. 하지만 남북 평화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조성됨에 따라 '남북 하나로 금융사업 준비단(가제)'을 통해 더욱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남북 경협에 대비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남북 경협 관련 사업은 정부의 흐름에 맞춰 진행해야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북미대화 진행 결과가 나와야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9일 '남북협력 태스크포스'를 조직해 남북경협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4년 최초로 개성에 영업점을 냈지만 2016년 개성공단 폐쇄 결정에 따라 해당 영업점을 폐점했다. 이후 본점에서 임시영업소를 통해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 대한 사후관리를 해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은 태스크포스를 통해 신사업 진출보다는 재입점 방안을 가장 먼저 검토해 영업점 선점을 우선시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책은행 역시 남북경협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북한경제에 대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중앙은행에 요구되는 역할을 미리 준비해나가야 한다"며 직접적으로 중앙은행의 북한 연구 강화를 요구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남북경협을 언급했다. 산업은행은 현재 KDB미래전략연구소 내 통일사업부를 중심으로 북한 경제와 통일비용 등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 수출입은행은 이달 내에 북한 전문인력 2명을 채용할 예정으로 국책은행 중 가장 발 빠르게 대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은행은 현재 통일부 남북협력 기금을 수탁해 운영 중이다.
 
IBK기업은행은 최근 IBK통일준비위원회를 IBK남북경협지원위원회로 확대하고 IBK경제연구소 산하 북한경제연구센터를 신설했다. 오는 7월 중에는 북한 및 동북아 지역 경제와 금융협력을 연구하는 북한경제분야에 전문인력 1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남북 해빙 무드에 진입한 것은 확실하지만 북미 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철회, 북한의 단계별 비핵화 등 아직은 두고 봐야 할 사안들이 많이 남아있다"며 "금융권이 섣불리 물리적 변화를 맞이하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각 금융사가 태스크포스와 연구소 등을 통해 충분한 논의를 거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