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노조 "꼼꼼한 윤종규 회장, 채용비리 몰랐다는건 말 안돼"
KB국민은행 노조 "꼼꼼한 윤종규 회장, 채용비리 몰랐다는건 말 안돼"
  • 김현경
  • 승인 2018.06.1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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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회장 사퇴 거부 시 '강력 투쟁 전개' 예고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은행권 채용비리 검찰 수사 결과와 관련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가 불기소 처리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18일 검찰의 은행권 채용비리 중간 수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사 앞에서 '윤종규 회장 퇴진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채용비리의 정점인 윤 회장이 기소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이 황당하다"며 "팀장이 구속되고, 부장, 본부장, 부행장 등 HR라인이 줄줄이 구속·기소되는 상황에서 최고경영진이 자진 사퇴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KB의 조직문화는 완전히 붕괴되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대검찰청 반부패부가 발표한 은행권 채용비리 수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채용비리 건수는 임직원 자녀 채용 12건, 외부인 청탁 131건, 성차별채용 225건 등 총 368건에 달했다. 2015년 신입행원 채용 과정에서는 여성 지원자 112명의 점수를 낮추고 남성 지원자 113명의 점수를 높이는 등 성차별도 만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부행장 자녀와 이름·생년월일이 같은 한 여성 지원자를 서류전형에서 합격시켰다가 뒤늦게 부행장 자녀가 아들이라는 것과 당시 군 복무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면접에서 탈락시키는 촌극도 벌어졌다. 
    
다만, 검찰은 증손녀 채용을 위해 특혜 점수를 준 의혹을 받았던 윤 회장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같은 혐의를 받아온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불기소 처리됐고,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과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성세환 전 BNK부산은행장, 박인규 전 DGB대구은행장은 불구속 기소됐다.
 
국민은행 노조는 "국민은행 채용비리 사건의 발단은 금융감독원이 특정한 3건의 채용비리 의혹, 그 중에서도 서류전형 813등, 1차 면접 273등에서 최종면접 4등으로 합격한 윤 회장의 종손녀와 서류전형 합격자 증원을 통해 합격시킨 전 사외이사의 자녀였다"면서 "꼼꼼하고 디테일하게 챙기기로 유명해 윤 대리라 불리던 윤 회장이 이러한 사실을 몰랐거나 보고받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KB 직원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냐"며 날선 비판을 내놨다.
 
이어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다수의 전∙현직 임원들을 피의자 또는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해 왔다"면서 "그리고 윤 회장은 임원을 시켜 그들에게 연락해 입단속을 시켰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윤 회장은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말하면서도 조직을 추스리기 위해서는 자신이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할 것"이라며 "익명게시판과 친위부대를 이용해 노조를 분열시키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시 한 번 윤 회장의 퇴진을 촉구한다"며 "계열사 경영지원과 M&A 등 지주 회장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고, 조직의 발전에도 방해요인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노조는 "사퇴하지 않으면 그 결말은 결국 구속일 것"이라며 "노동조합이 전개할 투쟁 역시 지금까지 목격하지 못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허인 국민은행장을 향해서는 "채용비리사건 수습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며 "우선 기소 대상인 12명의 임직원 자녀 채용비리에 대해서는 부모와 자녀 모두로부터 사표를 수리해야 하고, 외부인 청탁에 의한 부정 채용 131명에 대해서도 합격 소급 취소 등의 조치와 탈락자 구제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