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영 25년] 이재용식 소통과 실용주의, '뉴삼성' 잇는다
[신경영 25년] 이재용식 소통과 실용주의, '뉴삼성' 잇는다
  • 권안나
  • 승인 2018.06.0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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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권안나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신경영' 선언이 7일 25주년을 맞는 가운데, 이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추구하는 소통과 실용주의 문화가 삼성에 스며들고 있는 모습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993년 6월7일 삼성 사장단과 주요 임원들을 독일 프랑크푸르트시 외곽의 켐핀스키 호텔에 불러모아 삼성의 제2창업을 선언했다. 당시 이 회장은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며 변화의 중심에 있는 '혁신'을 강조했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와병중이어서 올해에도 신경영 선언 25주년과 관련된 별도 행사는 열리지 않을 예정이다. 2014년 이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삼성은 사실상 이 부회장의 체제로 경영재편 과정을 밟아왔다.
 
단적으로 이 부회장은 스타트업(start up) 기업의 실행력과 소통문화를 조직 전반에 뿌리내리겠다고 선언하고, 실용주의를 중심으로 한 기업 체질 개선에 나섰다.   

삼성은 가장 먼저 계열사 매각 등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방위산업, 화학 계열사를 롯데와 한화에 매각하는 '빅딜'을 진행했다. 또 미래 성장 사업인 바이오에 집중 투자하고 전장 기업인 '하만'을 인수해 먹거리 발굴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이와 함께 권위주의 문화를 없애기 위해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업무생산성 제고, 자발적 몰입 강화 등 '3대 컬처혁신 전략'을 발표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직급 단순화 ▲수평적 호칭 ▲선발형 승격 ▲성과형 보상을 주요 골자로 한 '글로벌 인사혁신 로드맵'을 수립했다.

최근에는 효율적인 근무문화를 조성하기 통해 월 평균 주 40시간 내에서 출퇴근 시간과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또 연구개발 직군에는 업무수행 수단이나 근로시간 관리에 대해서 직원에게 완전한 재량을 부여하는‘재량근로제’도 시행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에는 삼성전자서비스 90여개 협력사 직원 8000여 명을 직접 고용하기도 했다. 특히 1938년 창사 이래 무려 80년 간 고수해왔던 ‘무(無)노조’ 경영 원칙도 포기하고 최초로 정식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면서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남겼다.
     
삼성에서는 “최근 몇 년간 협력사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주장해온 노조의 요구를 전격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라며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있어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특유의 카리스마로 혁신을 이끌었던 이건희 회장과는 달리 이재용 부회장은 수평적인 조직 문화와 자율성이 존중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삼성이 새로운 미래를 그려가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