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80만명' KT 기가지니…"주인 목소리 골라 알아듣는 AI로 진화"
'가입자 80만명' KT 기가지니…"주인 목소리 골라 알아듣는 AI로 진화"
  • 권안나
  • 승인 2018.05.03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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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칭률 0.01% '목소리 생채인증'도 준비

[비즈트리뷴=권안나 기자] KT가 인공지능(AI) 스피커 '기가지니' 가입자 80만명을 돌파하며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음성인식 AI'의 절대강자로 올라서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KT는 올 하반기 개인에게 맞춰진 화자식별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AI'로 진화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또 아파트와 자동차 등 B2B 영역으로도 지변을 넓히는 한편, 누구나 쉽게 응용할 수 있는 'AI 단말제작 킷'도 공개해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필재 KT 마케팅본부장(전무)은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AI 기술 발전 방향’간담회에 참석해 "지금까지는 집안같이 조용한 환경에서 제한적으로 사용 가능한 단말기를 바탕으로 서비스 위주의 개발을 진행해 왔다"며 "앞으로는 시끄러운 환경에서 친구같이 친근하게 대화하고, 보다 개인에게 맞춰진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화자식별 음성인식 기술' 하반기 적용 …사칭률 0.01% 목소리 생채인증도 준비
 
KT는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여러 사람이 대화하는 상황에서도 특정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하는 기술을 올 하반기 적용할 예정이다. 이 전무는 "달리는 자동차나 시끄러운 매장 소음 등 실제 환경에서 발생하는 잡음들을 수집해 믹싱한 뒤 식별해 내는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목소리에 정확하게 반응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내년에는 동시에 여러 사람이 말할 때 주인의 목소리만 인식하고 대답하는 기술도 선보인다.

KT는 향후에는 더욱 자연스러운 연속대화를 위해 음성 뿐 아니라 목소리톤과 얼굴 표정, 대화 내용까지도 분석해서 통합된 감정을 인식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또 원하는 목소리로 음성을 합성할 수 있는 P-TTS(Personalized Text-to-Speech) 기술도 하반기에 적용한다. 이 전무는 "이 기술을 적용하면 기가지니 대화 목소리를 연예인이나 가족 등 원하는 사람의 목소리로 변화실 수 있다"고 말했다.

KT는 또 국내 최초로 목소리만으로 간편 결재가 가능한 '원거리 목소리 생체인증(FIDO)' 기술을 준비 중이다. KT에 따르면 이 기술은 사칭율이 0.01%로 전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현재 금융감독원에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며, 공인이 완료되면 편리한 생활이 가능해 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KT 관계자는 "집에서도 목소리가 비슷한 사람이 있는 경우가 많아, 사칭율을 0.01% 수준까지 떨어뜨리는 게 쉽지 않았다"며 "사람마다 음성 특징을 파라미터로 뽑아서 비교하는 과정을 통해 도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KT가 이같이 '화자식별 음성인식' 기술의 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기가지니가 TV와 결합된 특징 덕분에 타사 대비 높은 발화율을 기록하면서 가능할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KT 관계자는 "기가지니의 월간 실사용자 비율은 90% 이상으로 타 통신사 대비 훨씬 많은 발화가 이뤄지고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며 "글로벌 통계와 비교해도 2배 이상의 높은 수치"라고 덧붙였다.

◆ 아파트·호텔·자동차 등 B2B 영역 확장 …'AI 메이커스 키트'도 상반기 공개  
 
KT는 개인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 뿐만 아니라 'AI 아파트'와 '지능형 커넥티드 카' , 'AI 호텔 서비스'  등 다양한 B2B 분야에서도 기가지니를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KT에 따르면 에너지AI, 보안AI, 홈IoT 등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의 복합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에 많은 건설사들이 'AI 아파트' 조성에 KT의 플랫폼을 눈여겨 보고 있다. KT는 향후에도 다양한 라인업을 만들어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긴 시간 안정적으로 AS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통해 건설사들의 구미를 당길 방침이다.

KT는 또 현대자동차와 제휴해 집이나 사무실의 기가지니로 차량 상태를 확인하고 시동걸기, 에어컨 켜기, 도어락 등 제어할 수 있는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올해 안에 출시한다. 향후에는 자동차에서 가정의 전등을 켜고 끄는 등 홈 IoT 기기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또 국내 특급호텔과 제휴를 맺고 호텔안내, 객실서비스, IoT제어, 다국어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AI컨시어지’ 서비스도 올해 6월 출시한다. 우선 영어로 지원되며, 향후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상반기에는 KT 중심의 AI 생태계 확장을 위해 음성인식이 가능한 단말 제작 키트 ‘AI 메이커스 키트’를 공개한다. 이 키트는 개발자들을 비롯해 중소기업, 벤처, 개인 누구나 손쉽게 기존 제품에 음성인식 기능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해준다. KT는 이외에도 AI 메이커스 킷 개발자 교육과 '기가지니 데브 첼린지' 등의 교육 활동도 병행할 방침이다.

한편 KT는 이날 대교와 함께 국내 최초 AI 동화 서비스 ‘소리동화’, ‘오디오북’을 선보였다. '소리동화'는 부모가 자녀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면 기가지니가 동화책의 단어를 인식하고 이에 걸맞은 효과음을 더해주는 등 보다 실감나게 동화를 들려줄 수 있는 서비스다. ‘오디오북’은 창작, 전래, 역사,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원하는 책 제목을 제시하면 기가지니 스피커(하만카돈)를 통해 책을 읽어준다.

KT는 5월 중 인기 애니메이션 ‘공룡메카드’를 주제로 한 증강현실(AR) 콘텐츠 ‘나는 타이니소어’도 선보인다. 이 AR 콘텐츠는 아이의 표정과 움직임을 TV 속 공룡이 실시간으로 따라 하는 방식이다.

김채희 KT AI사업단장 상무는 “KT는 가입자 80만이라는 대중화의 기틀을 마련한 만큼 키즈, 교육 등 콘텐츠를 강화하고, 자동차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생활 속에서 꼭 필요한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