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결실 맺는다'…구자균 LS산전 회장 '함박웃음'
'10년 결실 맺는다'…구자균 LS산전 회장 '함박웃음'
  • 이연춘
  • 승인 2018.04.27 1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율악재에도 사업 적자폭 줄여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회장 취임 10년을 맞은 구자균(사진) LS산전 대표이사가 함박웃음 짓고 있다. 그동안의 굴곡을 털어냈기 때문이다. 대내외적 악재 속에 이른 성과라 의미가 남다르다. LS산전은 전력장치 제조사로서의 오랜 명성을 넘어 '스마트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 2008년 회장에 취임한 이후 "새로운 발상으로 변화된 환경에 맞게 조건과 룰을 바꿔 나가는 '룰 메이커'가 될 수도 있어야 한다"는 '선도경영'을 펼쳐왔다.
 
이런 선도경영은 올해들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LS산전은 올해 1분기에 LS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 된 2003년 이후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환율 하락까지 겹치는 악재 속에서 주력사업인 전력과 자동화 사업을 뚝심있게 진행하면서 스마트 에너지 사업의 적자 폭을 크게 줄인 결과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S산전은 올해 1분기 매출 5916억원, 영업이익 554억원, 당기순이익 4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6%, 55%, 122% 늘었다.

때문에 구 회장이 10년간 경영 지휘봉을 잡고 과감한 체질변화를 시도한 것이 올해들어 본격적인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특히 2009년 초대 스마트그리드협회장을 맡아 산업 초창기부터 업계 성장을 주도하면서 '스마트그리드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 구 회장은 현재까지 협회장에 4연임하며 10여년동안 업계에 중추적 역할을 해 오고 있다. 

 

  
구 회장은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신사업에 선택과 집중했다. 기존 LS산전의 강점인 전력기기 및 자동화사업과 시너지를 낼 분야로 ICT 기술을 융합한 스마트그리드·스마트공장 등을 선정하고 사업 외연을 넓혔다. 올해 1분기엔 HVDC(초고압직류 송전방식) 등 전력인프라 부문과 ESS(에너지저장장치)·스마트그리드 등 융복합 사업 등에서 좋은 실적을 이끌었다.


HVDC는 대용량의 전력을 손실 없이 장거리로 송전하는 기술로, 지난 1월 1765억원 규모의 동해안 프로젝트 수주를 완료했다. 올해 계획된 서해안 2차 프로젝트 수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전력부문에서의 안정적인 실적과 함께 신사업부문인 융복합사업 전망도 밝다. 정부 에너지정책에 따라 에너지원이 들쑥날쑥한 태양광·풍력발전을 보완하는 관련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LS산전은 재생에너지 사업에 ESS를 공급하는 동시에 스마트그리드 시스템 구축 능력까지 갖춰 에너지솔루션 제공 능력에서 경쟁업체에 비해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받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란 IT 기술을 통해 전력 수요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전력 공급 효율성을 높여주는 전력망을 말한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S산전의 국내 대기업 투자가 마무리되며 초고압 제품 등의 매출 확대와 이익률 개선으로 전력인프라 사업부 실적이 대폭 성장했다"며 "국내 ESS 시장 확대로 스마트그리드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한 156억원을 기록해 영업손실 80억원으로 같은 기간 64억원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전력인프라 국내 부문 성장은 대기업 투자가 마무리된 영향으로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반기부터 1765억원 규모의 동해안-신가평 고압직류송전(HVDC)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LS산전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0.4% 성장한 1890억원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원은 "국내 ESS 관련 보조금이 2020년까지 유지되고,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 개편에 따른 인상 효과 우려로 스마트그리드 사업부 매출 성장이 본격화돼 융합부문 적자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회사는 2분기 이후 IT 투자 감소, 환율 변동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지만 스마트에너지 사업과 해외 법인의 수익성 개선, 국내외 기기 사업 확대를 통해 1분기의 안정적인 신장세를 유지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LS산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실적에 큰 보탬이 된 IT 시장에서 투자 둔화가 예상되지만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독보적인 제품 경쟁력을 갖춘 신재생 관련 DC(직류) 전력기기 매출을 확대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동화 역시 국내 기계장비, 수처리 시장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에너지의 경우 국내는 수상태양광과 ESS  시장에서, 해외는 전기차 부품 시장에서 의미 있는 실적이 나올 것"이라며 "해외 법인과 자회사 사업도 수익성 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성장세가 연중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