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주파수 전쟁] 한정된 자원 '280㎒'…이통사, 총량 한도 '기싸움'
[5G 주파수 전쟁] 한정된 자원 '280㎒'…이통사, 총량 한도 '기싸움'
  • 권안나
  • 승인 2018.04.2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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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 3조 투입 …최저경매가에는 '부담스럽다' 한 목소리

[비즈트리뷴=권안나 기자] 정부가 최소 3조2000억원이 투입되는 5세대(5G) 네트워크 주파수 경매안을 내놓은 가운데, 이동통신사들 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통사들은 정부가 지정한 최소경매가에 대해 '부담스럽다'는 의견은 모았으나, 한정된 자원을 나눠가져야만 하는 이해관계를 두고는 기싸움이 팽팽하다. 총량 제한 결과에 따라 이통사 간 희비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3.5㎓ 대역 이통사별 총량 한도에 대해 100㎒, 110㎒, 120㎒ 등 세 가지 안에 대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앞선 19일 ‘2018년 5G 주파수 경매방안’을 발표하고 3.5㎓ 대역에서는 280㎒ 폭을 28㎓에서는 2400㎒ 폭을 할당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통사들 사이에 치열한 격전이 예고되는 3.5㎓ 대역의 경우 당초 300㎒가 경매에 부쳐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주파수 간섭 현상 우려로 20㎒가 제외돼 균등 분배가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면서 한층 가격이 치솟게 됐다.

SK텔레콤에서는 총량 한도 폭에 대해 120㎒까지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1위 고객수를 확보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입장에서는 과도한 비용이 투입되는 한이 있더라도 고객에게 적정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120㎒의 대역폭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20㎒로 결정한다해도 SK텔레콤의 점유율에 비해서는 부족할 것"이라며 "사업자 당 총량 한도가 100㎒로 지정될 경우 높은 점유율을 가진 SK텔레콤이 희생을 감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공격적인 베팅으로 120㎒ 대역폭 확보에 성공할 경우, KT와 LG유플러스가 남은 160㎒를 나눠가지면서 100㎒ 이하의 대역폭을 가진 통신사가 5G 초기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점을 들며 양사는 총량 한도를 최대한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SKT가 LTE의 지배력을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새로운 주파수에는 최대한 균등하게 할당해 소비자를 수용하고 이후 트래픽 증가 추세가 있다면 그만큼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가 최저경쟁가격을 3.5㎓ 대역(10년 기준)이 2조6544억원, 28㎓ 대역(5년 기준) 6216억원으로 지정하면서, 이통3사에서는 5G 투자 비용 등을 감안하면 최저경매가가 높은 수준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가장 먼저 5G 주파수 경매를 열었던 영국에서 경매대가가 과열된 것을 예로 들면서 최저가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통3사가 원하는 블록 개수의 총합이 28개를 충족할 때까지 라운드를 이어가며 가격이 상승하는 '클락경매(CA)' 방식이 채용되면서 경매가 급등이 더욱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영국에서 CA 방식으로 5G 주파수 경매를 진행한 결과, 3.4GHz 대역 총 150MHz폭(20년 이용)에서 최종 낙찰가는 1조7000억원으로 최저 경매가 약 450억원 대비 약 40배가 뛰어오른 바 있다.

KT 관계자는 "경매 시작가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어서 정부가 추진하는 통신비 절감 정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경매제 도입 이후 할당대가 부담이 급증해 통신사는 이미 연간 1조4000억원을 부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