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의 팩자타] '춘추전국 시대' 전기車…구매 전 꼭 알아야할 것
[기자들의 팩자타] '춘추전국 시대' 전기車…구매 전 꼭 알아야할 것
  • 강필성
  • 승인 2018.04.13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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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현장에는 언제나 다양한 의견이 존재합니다.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하나의 팩트(사실)을 두고도 엇갈린 해석이 나옵니다. 독자들도 마찬가집니다.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은 비즈트리뷴 편집국에도 매일매일 쏟아집니다. 그래서 비즈트리뷴 시니어 기자들이 곰곰히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기자들의 팩자타(팩트 자각 타임)'은 뉴스 속의 이해당사자 입장, 그들의 다른 시각, 뉴스 속에서 고민해봐야 할 시사점 등을 전하는 코너입니다.<편집자 주>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현대자동차가 소형 SUV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을 공개하면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습니다. ‘코나 일렉트릭’을 포함하면 국내 출시된 전기차는 10여종이 훌쩍 넘는데요. 소비자의 관심도 빠르게 높아지는 중입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1만3826대로 전년 대비 2.3배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전기차를 구매했다가는 자칫 후회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동차 전문가들은 전기차 구매시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차종별로 성능과 제원, 장단점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탓이죠.  

 

 ◆ 1회 충전 주행거리 4배 이상 차이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꼭 알아야할 것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용량이다. 배터리 용량이 늘어날수록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달라지기 때문이죠. 전기차는 주유만으로 금방 연료를 보충하는 자동차와 달리 상당시간 이상을 충전해야합니다. 

 

요컨대 완충시 ‘레이EV’는 91km를 주행할 수 있지만 ‘코나 일렉트릭’은 405km를 달릴 수 있습니다. 4배 이상의 차이가 생기는 셈이죠. 이는 차이는 실제 주행에서 더 커집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주행할 경우 ‘코나 일렉트릭’은 한번에 주행이 가능한 반면 ‘레이EV’는 최소 4번을 충전해야 하는거죠. 급속충전 시간 25분을 감안하더라도 충전 시간만 1시간 이상이 소모되는 것입니다.

 

국산 브랜드 중에서는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이 가장 길고 이어 한국GM의 ‘볼트EV’가 383km, 르노삼성의 ‘SM3 Z.E’가 213km로 뒤를 잇습니다. 아직 출시 전이지만 기아차의 ‘니로EV’가 약 380km에 달할 전망이고요. 이 외에 현대차의 ‘아이오닉EV’ 시리즈는 200km, 기아차 ‘소울EV'가 180km입니다. 

 

다만,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길다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주행거리는 전기차 배터리 용량과 비례하는데 문제는 배터리의 수명입니다. 통상 2년이 지나면 성능의 하락이 시작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인데요. 대용량 배터리일수록 교체시 적잖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중고차 시세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겠죠.

 

때문에 전기차를 구매하려면 각 브랜드 별 배터리의 보증 기간 체크는 필수입니다. ‘볼트EV’의 경우 8년/16만km에 대해 배터리를 무상으로 보증해 줍니다. '쏘울EV’가 10년/16만km, ‘SM3 Z.E’가 7만/14만km이고요. 현재 배터리 보증기간에 대해 가장 파격적인 곳은 현대차입니다.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과 ‘아이오닉 EV’에 평생 배터리 보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지역 따라 보조금 차이 알아야

 

전기차를 구매하기 앞서 거주 지역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지자체별로 책정한 보조금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죠. 승용차 기준으로 서울은 500만원이 지원되지만 광주, 대전, 세종시는 700만원이 지원됩니다. 경기도에서는 일괄 500만원이지만 충북 청주시, 충남 천안시, 서산시, 계룡시는 모두 1000만원을 지원해 줍니다. 가장 많은 보조금을 주는 지역은 전남 여수인데요. 이곳에서는 무려 1100만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합니다. 

 

차종별로 보조금이 다르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아이오닉EV’에 대해 1119만~1127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지만 기아차 ‘소울EV’에는 1044만원을 지원합니다. 배터리 용량에 따른 차이라고 합니다. 같은 이유로 ‘SM3 Z.E’에는 1017만원의 보조금이 책정됐고 ‘볼트EV’와 ‘코나 일렉트릭’ 1200만원의 보조금이 책정됐습니다. 즉, 서울 지역에서 ‘코나 일렉트릭’을 구매할 경우 1700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여수에서 구매할 경우에는 23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받는 것이 가능합니다.

 

또 시기적으로도 언제 사는 것이 가장 많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지 봐야 합니다. 정부가 올해 예산에 책정한 전기차 보조금은 2400억원인데요. 추가예산안에 1190억원이 포함됐지만 이 안이 통과하더라도 8000대 정도에 그칠 전망입니다. 전기차 수요를 감안할 때 연말 이전에 이 보조금이 동날 수도 있습니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이 지난해보다 400만원 가량이 줄었다는 점도 변수인데, 이 보조금 규모가 내년에는 어떻게 달라질지 미지수입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전기차의 경우 저렴한 관리비와 첨단 기술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어떤 용도로 어떻게 이용할지에 따라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 아직 미흡한 충전 인프라의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전기차가 대중화의 길로 가느냐, 친환경 디젤차처럼 잠깐의 바람으로 멈출 것인가는 관심있게 지켜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