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사태 후폭풍…증권시스템 '대수술' 예고
삼성증권 사태 후폭풍…증권시스템 '대수술' 예고
  • 김현경
  • 승인 2018.04.0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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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입 공매도' 등 내부시스템 점검할 듯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삼성증권의 배당사고 사태가 증권업계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서둘러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모든 증권사들의 계좌 관리 시스템 전반을 들여다보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어 시스템 전반에 대한 대수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 8일 삼성증권 배당사고에 대한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증권업계 전반의 주식발행시스템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재 금융당국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무차입 공매도'가 어떻게 가능했는지다.

 

삼성증권이 우리사주 보유 직원들에게 지급한 것은 배당금 1000원이 아닌 1000주로, 지난해 말 기준 우리사주 주식 물량 283만1620주에 대해 28억3160만원이 아닌 28억3160만주를 입고한 것이다. 삼성증권의 총 발행주식수인 8930만주의 30배가 넘는 '유령주식'이 직원의 단순 실수로 간단히 발행됐다.   
 
문제는 이 유령주식이 주식 시장에서 실제 거래됐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일을 '무차입 공매도' 사안으로 보고 철저히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무차입 공매도는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채 매도주문을 내는 것으로, 국내 자본시장법상 금지된 거래법이다. 삼성증권 직원들이 실제 발행되지 않은 주식에 대해 매도 주문을 냈다는 점에서 이를 무차입 공매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MBC 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에 출연, "삼성증권의 허술한 내부시스템 점검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금지된 무차입 공매도가 벌어진 데 대해 제도 점검을 통해 분명히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증권사에서도 무차입 공매도가 있을 수 있다"며 "점검을 확실히 해보고 빠른 시간 내에 조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8일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삼성증권 배당착오 처리 관련 관계기관 회의에서 "이번 사건의 발생원인을 근본적으로 진단해 주식시장의 매매체결 시스템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며 "유관기관과 함께 삼성증권을 포함한 모든 증권사의 계좌관리 시스템을 일제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