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유럽 찍고 북미行…미래 먹거리 확보 잰걸음
이재용 부회장, 유럽 찍고 북미行…미래 먹거리 확보 잰걸음
  • 이연춘
  • 승인 2018.04.0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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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지난달 22일 해외 출장길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글로벌 행보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이 부회장은 유럽 일정을 마치고 캐나다에 머물며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 확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서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최근 요리연구가 아키라 백(Akira Back, 백승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등장했다. 아키라 백은 지난 2일 인스타그램에 이 부회장과 나란히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

이 부회장이 캐나다 출장 이후 삼성전자가 어떤 보따리를 풀지도 주목된다. 목적지로는 삼성의 AI 연구소가 있는 캐나다 몬트리올과 토론토 등을 둘러볼 것으로 전해졌다. 몬트리올과 토론토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이 미래 기술 연구 센터를 짓고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앞서 삼성전자의 파리 AI랩 설립은 이 부회장의 의지가 강력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이 부회장이 세간의 관심을 무릅쓰고 글로벌 행보에 나선 배경에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화두인 인공지능(AI)이 자리잡고 있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기술과 노하우, 하만 인수 후 전장사업과의 시너지를 위해선 'AI 퍼스트' 전략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 부회장은 유럽 출장에서 삼성전자는 프랑스 파리에 인공지능(AI)랩을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에 추가로 AI 센터를 운영하게 되면서 삼성전자는 한국ㆍ북미ㆍ유럽에 각각 AI 거점을 운영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프랑스에 이어 유럽에 AI랩을 설립하며 AI 영토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대통령궁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파리에 세 번째 글로벌 R&D 허브를 만든다고 밝혔다.

이날 손영권 삼성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 사장)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엘리제궁에서 면담을 했다. 이 부회장이 별도로 파리를 방문하지 않았지만, 손 사장이 이끄는 삼성전략혁신센터(SSIC)가 이 부회장의 의중을 반영해 프랑스 AI랩 설립을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유럽에서 손영권 사장과 만나 해외 기업 M&A와 인력 확보 등 투자 문제를 면밀히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 사장은 하만 인수를 주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유럽의 AI 거점으로 프랑스를 택한 것은 프랑스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해외 출장길에 오른 이 부회장의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유럽에 이어 지난해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에 설립한 인공지능(AI) 랩이나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소규모 연구소를 방문할 가능성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은 삼성전자의 신성장동력 확보, 글로벌 거래처 관리 등 구속 이후 정체된 경영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본격 행동에 나선 걸로 추정된다"며 "IT기업 대표 등 지인들과 만나 글로벌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신성장동력 발굴에 관한 협력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2년전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던 전용기 3대를 모두 매각한 이후 출장에 민항기를 주로 이용해 왔다. 하지만 해외 주요 AI 거점 점검을 위해선 이동거리와 시간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고려해 대한항공측에 매각한 전용기를 전세기로 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