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쇄신·비즈니스플랜·지배구조 개편…550여개사 일제히 주총
내부 쇄신·비즈니스플랜·지배구조 개편…550여개사 일제히 주총
  • 이연춘
  • 승인 2018.03.2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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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50대1 액면분할 "상장사 평균 주가가 5만원선"
-신동빈 회장 주요 계열사 사내이사 재선임…'옥중 경영'
-황창규 회장 "지배구조개편 모색…회장선임 독립성 제고"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550여개 상장사의 정기 주주총회에 하루에 몰리는 '슈퍼 주총데이'인 23일. 이날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등 삼성의 전자계열사들이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일정을 마쳤다.

올해 주총을 마지막으로 대표이사직과 의사직을 내려놓는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은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49회 정기 주주총회'에서 "50대 1로 액면분할을 결정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주주 질문에 "코스피 상장사 평균 주가가 5만원선으로 이를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10대1, 5대1 등 액면분할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10대1인 경우도 1주당 가격이 25만원에 달하는 등 비싸 50대1로 최종 결정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권 회장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주주 환원 정책을 소각에서 배당 방식으로 바꿨다"며 "올해부터는 배당액이 10조원에 가깝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회사는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지만 급격하게 변화하는 IT 산업을 고려하면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롭게 출발할 때"라고 강조했다.  현재 주당 250만원대인 '국내에서 가장 비싼' 삼성전자 주식은 5만원대로 낮아진다. 액면분할된 신주권은 매매거래정지 기간을 거쳐 5월4일 상장된다. 


이날 주총에 또다른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안건도 이변없이 재선임됐다.

현재 법정구속 중인 신 회장은 이날 열린 주요 계열사들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롯데쇼핑과 롯데제과는 주총을 열고 신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신 회장은 구속 직후 일본 롯데 경영에서는 물러났지만 한국 경영에는 계속 참여할 의지를 피력해온 만큼 이날 주요 계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통해 '옥중 경영'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실제로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겸 롯데 비상경영위원장은 구속수감 중인 신 회장을 열흘에 한 번 정도 면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은 롯데지주 정기주주총회에서 "그룹의 질적 성장 지속을 위해 계열회사를 적극 지원하겠다"며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통해 어느 한쪽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중장기적 비즈니스 플랜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 등 4개 회사의 분할합병을 통해 새롭게 출범됐다. 올해 2월에는 임시주총을 통해 롯데GRS, 대홍기획,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롯데 아이티테크, 한국후지필름 등 6개 비장상자까지 분할 및 분할합병했다. 이로써 순환출자 및 상호출자를 해소한 바 있다.

아울러 매번 정권이 바뀔때마다 'CEO 퇴진설'에 휩싸이며 몸살을 앓아온 KT는 이날 주총에서 대비책으로 내놓은 지배구조 개편안에 박차를 가한다.

KT는 특히 기존 CEO추천위원회에 집중돼 있던 권한을 지배구조위원회, 회장후보심사위원회(CEO추천위원회에서 명칭 변경) 및 이사회로 분산해 ‘회장후보 심사대상자 선정→심사→회장후보 확정’의 절차를 거치도록 한다는 내용의 지배구조개편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또 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회장후보군을 조사 및 구성하도록 했으며, 사외이사에 대한 자격요건을 명시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회장 및 사외이사 선임 과정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정관변경을 실시하게 됐다"며 "지난 1년 동안 지배구조위원회를 중심으로 선진사례 벤치마킹, 전문가 의견청취, 주주간담회 의견수집 등을 통해 바람직한 지배구조를 부단히 모색해 왔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도 한진칼 ·대한항공 ·진에어 ·한진 등 그룹 내 주요 상장 계열사들의 일제히 주총을 개최했다.

대한항공은 조원태 사장을 사내이사에 재선임하는 안건과 김동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와 임채민 법무법인 광장 고문을 사외이사에 신규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진에어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신규선임의 건을 상정했다. 임기는 3년이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지난해 일감몰아주기 논란 해소를 위해 진에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도 미국 국적 문제로 2016년 사내이사에서 빠지면서 현재 진에어 오너 이사진은 공백 상태다.

롯데제과,크라운제과, 매일유업 등 식품업체가 일제히 주총을 마무리 했다. 식품사들은 오너경영인 또는 전문경영인 체제 기반에 따른 책임경영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발굴과 사업다각화를 강조했다.

롯데제과는 식품BU장을 맡고 있는 이재혁 부회장을 신규 선임했고, 사외이사에는 법무법인 세한 대표변호사인 송영천 변호사가 재선임 됐다.

크라운제과는 윤석빈 크라운해태홀딩스 대표를 사내 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윤 대표는 크라운해태제과그룹의 오너 3세로 윤영달 회장의 2남 가운데 장남이다. 윤 사장의 크라운제과 등기이사 선임은 책임경영 강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사조해표는 주지홍 식품총괄 경영본부장의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주 본부장은 사조그룹의 창업주인 고 주인용 회장의 손자이자 오너 2세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2006년 비상장계열사인 사조인터내셔날을 통해 그룹에 입사해 사조해표 기획실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쳤다.

특히 이번 식품사 주총에서는 신성장 동력 발굴과 사업다각화가 단연 화두가 됐다.

오뚜기는 좋은 품질과 맛있는 신제품을 많이 만들겠다"며 "연구소를 신축해 연구기반을 확충하고 인원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빙그레는 신성장동력 발굴과 해외사업 활성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를 위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전했다. 매일유업은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수익성 위주의 사업구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