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고민 깊어가는 73세 생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고민 깊어가는 73세 생일
  • 강필성
  • 승인 2018.03.1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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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오는 19일 73세 생일을 맞이한다. 이번 생일은 박 회장에게 기쁨과 회한이 섞인 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을 인수하며 재계순위 7위까지 올라섰던지 정확히 10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30위 밖으로 밀려난 상태. 당시의 후유증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주요 계열사의 자금난이 끝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좋은 상황이라 하기 힘들다. 먼저 그룹의 간판과도 같은 광화문 사옥의 매각 협상이 한창이다. 박 회장이 각별한 애착을 보였던 광화문 사옥은 그가 ‘500년 대계의 터전’으로 꼽았던 곳이다. 그런 사옥을 매각 할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악화가 자리하고 있다. 


저가항공, 중국과의 사드(THAAD)갈등에 직격탄을 맞은 아시아나항공은 급격하게 실적이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실적을 소폭 회복했지만 올해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이 2조원 규모라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보유중인 CJ대한통운 지분에 나서는 등 비핵심자산 매각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박 회장 입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은 그룹 재건의 초석이나 마찬가지다. 다만 그의 손에 남은 것은 많지 않다. 10년 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핵심인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형제간의 분쟁도 시작됐고 막대한 부채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재도 거의 다 털어 넣어야했다. 그 과정에서 대우건설, 대한통운, 금호타이어, 금호석유화학 등 주요 계열사들이 그룹사를 떠나갔다.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이유다. 현재로서 상황은 쉽지 않다. 아사아나항공의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더라도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을 상환하기에는 부족하고 추가 차입금을 일으키기에는 신용평가 악화로 높은 수준의 금리 부담이 걸린다. 


심지어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차입금 담보로 제공한 금호홀딩스 지분에 대한 처리도 변수다. 금호타이어의 노사 갈등으로 매각이 지연되면서 법정관리 가능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 자칫 법정관리로 넘어갈 경우에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권을 잃을 수도 있다. 


그가 생일에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모든 상황이 부적적인 것만은 아니다. 아시아나항공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정상화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고 또 다른 핵심 계열사 금호산업의 실적 개선도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중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예전의 규모로 회복하지 못하더라도 유동성 위기만 해결할 수 있다면 수년간의 고민을 털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지표상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회복 추세라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