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옥매각 나선 아시아나항공…그래도 숨통은 아직
사옥매각 나선 아시아나항공…그래도 숨통은 아직
  • 강필성
  • 승인 2018.03.1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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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광화문 사옥 매각에 나서는 등 자산매각에 본격 나서고 있지만 유동성에 숨통이 트이기 까지는 추가 자산 매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차입금 규모가 2조원을 훌쩍 넘는 탓이다. 


특히 신용등급 악화로 인해 추가 차입에 대한 이자부담도 적지 않아 아시아나항공의 고민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5일 금호아시아나그룹 등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도이치자산운용과 광화문 사옥 매각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아직 구체적 매각 방식과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거래가는 약 4000억~5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상황. 광화문 사옥에 80% 지분을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은 이 과정에서 약 32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게 광화문 사옥은 상징적인 의미다. 박삼구 금호이사아나그룹 회장도 지난 2008년 사옥에 입주하면서 ‘신문로 시대’를 선언하는 등 사옥에 대한 애착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매각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자리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수년 째 유동성 문제에 시달려왔다. 최근 몇 년간 실적악화로 급격하게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것이 이유다.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602.2%로 전년 대비 87%P 하락했지만 오히려 단기차입금 비중이 늘면서 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는 중이다. 


작년 9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단기차입금은 약 2조원. 이중 올해 2분기에 상환해야 하는 사채와 채권만 3000억원이 넘는다. 사옥매각으로 당장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 상환에 성공하더라도 하반기 자금조달은 요원하다는 얘기다.  

 

 


공교롭게도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 신용등급이 BBB-(한신평)까지 하락했다. 신용등급이 떨어질 경우 조달금리 인상에 대한 이자부담이 대폭 커진다. 심지어 국내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이자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아시아나항공은 KDB생명, 금호리조트 지분은 물론 항공기, 토지, 건물을 모두 차입금 담보로 제공한 상황. 재무상황이 악화되며 사채 발행이 힘들어지자 급격하게 늘린 자산유동화증권(ABS)도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ABS는 요컨대 아시아나항공의 항공 티켓이 지속적으로 팔릴 것이라는 전제로 발행된 항공운임채권이다. 


신평사는 아시아나항공 ABS에 2단계(notch) 높은 BBB+의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추가 신용등급 하락이 있을 경우 ABS의 신탁조기지급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른 우려로 인해 최근 발행한 아시아나항공의 ABS의 발행금리는 6.42%로 반년 전에 비해 1%P이상 급증했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CJ대한통운 지분 4.99% 등을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도 점치는 중이다. 다만 이 주식 가치도 약 1500억원에 그쳐 역시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이 시장의 기대를 상회하는 실적 회복이 전제가 되지 않으면 활로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진행해온 경영정상화의 마지막 해인 만큼 경영정상화가 완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장거리 노선을 확대해 보다 수익률이 높은 장거리 네트워크 항공사로 전환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