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노조, 김정태 회장 '채용비리' 의혹 제기…사측 "정상 채용절차"
하나금융 노조, 김정태 회장 '채용비리' 의혹 제기…사측 "정상 채용절차"
  • 윤민경
  • 승인 2018.03.1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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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윤민경 기자] 하나금융지주 노동조합이 김정태 회장의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은 "정상적 채용절차였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하나금융 노조는 14일 오전 10시 명동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태 회장의 친동생과 조카가 하나금융지주의 관계사인 '두레시닝 부산사업소'와 KEB하나은행에 입사해 근무를 하고 있는 사실관계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두레시닝은 하나은행 행우회 자회사로 은행의 각종 서류를 배송하는 업체다.
 
노조는 김정태 회장이 지난 2003년 말까지 영남지역 본부장을 거쳐 2004년에 하나은행 가계고객사업본부장 부행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2004년 4월 영남지역 계약직 직원을 10명 정도를 채용하면서 김 회장 조카인 이모 씨가 채용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채용된 계약직 직원은 1년 근무 뒤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고용조건이었는데 이모 씨는 2005년 5월에 정규직으로 전환됐고 현재 부산지역 모 지점에서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2004년 4월께 면접 당시 김 부행장이 뽑은 영남지역 본부장과 인사부장이 면접관이었던 만큼 조카가 채용과정에서 특혜를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은 "김정태 회장의 조카는 2004년 필기시험과 면접 등 정상적인 공개 채용절차를 통해 전담텔러(계약직)로 입행했고 전담텔러는 계약직이고 급여도 종합직(정규직) 대비 2분의1 수준으로 채용절차 상 추천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하나금융은 "당시 110명이 입사했으며 일정기간 계약직 근무 후 정규직 전환되는 조건으로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하나금융은 김 회장 친동생 채용에 대해 "두레시닝의 배송원으로 계약직으로 입사해 현재도 계약직으로 근무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김 회장의 친동생은 당시 전기기사 자격증, 산업안전 자격증, 소방설비사 자격증 등을 보유하고 있었다"며 "입사 당시 급여는 월 150만원 수준이고 현재도 월 300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노조는 김정태 회장의 3연임 자격에 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에서부터 셀프연임, 채용비리 의혹까지 불거지고 그 내용이 검찰 수사로 이어진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대학친구 아들의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자 감독원장직에서 물러났다"며 "김정태 회장 가족들이 채용되는 과정에서 비리가 없었는지 여부도 철저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정태 회장은 하나금융지주와 자회사들의 경영환경을 어지럽히고 금융당국 사이의 불안한 기류를 조성하고 있으며, 나아가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며 "김정태 회장이 갈 곳은 3연임을 위한 주주총회장이 아니라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나금융은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 회장의 3연임을 결정지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