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본색원" 하나금융 직접 겨냥한 금융위원장...새 국면 시작
"발본색원" 하나금융 직접 겨냥한 금융위원장...새 국면 시작
  • 윤민경
  • 승인 2018.03.1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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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끝 겨눈 당국에 하나금융 파장 촉각
  

 

[비즈트리뷴=윤민경 기자] 하나금융을 정조준해온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사임했지만, 하나금융과 금융당국 간의 팽팽한 신경전은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전날(13일) 이런 사태를 초래한 하나금융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발본색원 하겠다"며 엄정 조사 방침을 밝히면서 하나금융을 직접 겨냥했다.
 
이번 금융당국의 특별조사 과정에서 하나금융은 내외부적으로 적지 않은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3연임 후 경영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 최 위원장 "감독 기관 권위 세울 것" 작심발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사임의 원인인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고강도 무기한 특별검사 방침을 밝히며 하나금융을 겨냥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최 위원장은 이날 하나은행에 지인 아들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에 연루돼 사의를 표명한 최 전 원장 문제와 관련해 "하나은행 경영진들도 이런 일이 제보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추론이 있다"며 하나금융 내부 제보설을 제기했다.
 
이같은 최 위원장의 발언은 그동안 당국과 기싸움을 벌여온 하나금융이 최 전 원장 낙마에 간접적으로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 위원장은 이번 채용비리와 관련해 이례적으로 고위직급의 검찰 조사인력을 대거 투입하고 기한을 두지 않은 특별검사를 지시하며 하나금융에 강한 수사 의지를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김정태 회장의 3연임과 관련해 '셀프연임'으로 연일 지배구조를 지적해온 당국을 압박하기 위해 하나금융이 언론에 이런 사실을 흘려 상황 반전을 노린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 회장의 3연임을 저지하지 못한 금감원이 채용비리 조사에 나서자 하나금융이 역공을 펼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번 사태로 금융당국에선 감독당국 수장이 일개 금융회사에 당했다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의 하나금융에 대한 강력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CEO 지배구조와 채용비리 의혹 등으로 하나금융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온 당국이 이번 조사를 통해 권위를 회복하는 데 역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최 위원장은 이번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 조사와 관련해 "채용비리가 재발되지 않도록 발본색원하겠다"며 "이번 조사가 감독기관 권위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하나금융, 숨죽이며 파장 촉각
 
최근 불거진 하나은행 채용비리에 대해 의혹을 남김없이 밝히기 위한 금융당국의 강력한 조사가 예고되는 가운데 결국 칼끝은 김정태 회장에게 향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금융당국 수장의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하나금융에 철저한 조사 필요성을 언급하며 이번 사태에 대한 김 회장의 책임을 요구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최흥식 원장의 채용비리도 결국 김정태 회장 시절에 일어난 일이다"라며 "채용비리 사례가 대거 적발됐음에도 거짓말로 일관했다는 점을 고려해 김 회장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나금융 입장에선 비단 이런 정치권의 지적이 아니라도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채용비리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더 싸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김정태 회장이 곧 3연임을 해도 당분간 몸을 사리며 당국의 움직임을 살펴 볼 것이라는 게 은행업계의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