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임기 마감 증권사 CEO…연임 "촉각"
3월 임기 마감 증권사 CEO…연임 "촉각"
  • 김현경
  • 승인 2018.03.0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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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등 대형증권사 CEO들의 거취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주식 호황에 힘 입어 상당수 증권사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성과를 낸 만큼 이들 CEO의 연임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그룹사 방침, 금투업계 및 정치 상황 등 변수가 있어 단언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등 주요 증권사 4곳은 이달 말까지 사장단 인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연임이 유력시 되는 인물은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이다.
 

 

올해 11번째 연임이 유력한 유 사장은 지난 2007년부터 한국투자증권을 이끌어온 증권업계 최장수 CEO다. 유 사장의 연임 가능성에 대한 배경에는 임기 동안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점, 초대형 투자은행(IB) 중 유일하게 발행어음 인가를 획득했던 점 등이 꼽히고 있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21.5% 증가한 5244억원을 기록해 2006년 이후 12년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유일하게 발행어음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말 IB본부를 확대·개편하는 등 IB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어, 그동안 관련 사업을 맡아왔던 유 사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연임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 사장의 거취는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확정된다.     
 
지난해 높은 실적을 기록한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하나금융투자의 순이익은 1463억원으로 전년 대비 68.8% 증가했다.
 
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이 확실시된 상황이어서 지난 2016년 김 회장의 기대를 받으며 직접 발탁된 이 사장의 연임 또한 예측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다만, 하나금융이 최근 채용비리와 지배구조 문제로 금융당국과 마찰을 빚어왔던 점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임기 동안 실적이 좋았던 이 사장이 무난하게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최근 여러 사안으로 하나금융이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만큼 결과를 확신할 수만은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의 연임 여부는 오는 22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결정된다.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도 오는 23일 주주총회에서 연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12년부터 대신증권을 이끌어온 나 사장은 그동안 실적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대신증권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1206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호조에 따라 증권사 CEO들의 연임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지난해 뛰어난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연임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보수적인 농협금융지주 분위기에 따라 3연임한 전례가 없었던 농협 그룹사의 방침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2014년 말부터 NH투자증권을 맡아온 김 사장은 지난해 임기 1년으로 재선임한 바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2일 임추위를 열고 차기 사장 후보 54명 중 6명의 최종 후보군을 확정했다. 후보에는 김원규 사장을 비롯, 정영채 IB부문 대표, 김광훈 전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및 외부 출신 인사 등 6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옛 우리투자증권 시절인 2005년부터 14년간 IB사업부 대표를 맡으며 NH투자증권의 IB부문을 크게 키워온 공로를 인정받은 정영채 대표가 최종 후보에 오른 점도 김 사장의 연임에 부담이다. 현재 NH투자증권은 주식자본시장 부문 기업공개(IPO)과 유상증자에서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김 사장의 지난해 실적이 좋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농협금융 자체가 전체적으로 보수적인 운영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다만 해외 투자 같은 경우 수익을 내기 위해 투자 방향을 일정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지만, 임기가 짧을 경우 이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오는 6일 최종 사장 후보를 결정하고, 이후 22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차기 사장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