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카이스트 대출 무혐의 하나금융, 당국과 화해하나?
아이카이스트 대출 무혐의 하나금융, 당국과 화해하나?
  • 윤민경
  • 승인 2018.03.0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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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식 금감원장 "당국 권위 무시한다" 앙금...김정태 회장 '과제'

 

[비즈트리뷴=윤민경 기자] 하나금융이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및 관련 압박에서 벗어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하나은행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의혹 조사에 나섰으나 '빈손'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그동안 김정태 회장 연임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요구를 무시하고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 일정을 강행하면서 당국과 대립각을 세워왔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당국과 화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하나은행 노조가 주장한 하나은행이 전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가 대표로 있는 회사의 물품을 부당구입했다는 의혹과 중국 랑시그룹에 특혜 투자했다는 의혹은 여전히 남아있다.  

 

◆ 금감원 “하나은행 특혜대출 無혐의"...남은 의혹은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하나은행의 3가지 특혜 의혹에 대한 검사 결과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과 관련해서는 문제점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관련 설명자료를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1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사는 하나은행 노조가 하나은행이 지난 2015년 7월부터 1년에 걸쳐 20억원을 대출해 8억6000만원을 회수하지 못한 것에 대해 금감원측에 특혜대출 의혹을 검사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의 이번 검사 결과, 하나은행의 절차 및 심사과정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고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다고 최종 결론내렸다. 다만 금감원은 은행이 대출 이후 자금 사용내역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등 사후관리는 다소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의 하나은행과 아이카이스트의 특혜 대출 연관성에 대한 조사는 당국의 검사 전부터 다수의 시선이 집중된 사안이었다. 아이카이스트가 한 때 '창조경제 1호’ 기업으로 불리며 국정농단 사건의 중심에 섰던 최순실 씨의 전 남편 정윤회 씨 동생이 부사장으로 재직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 노조가 제기한 3가지 특혜 의혹 중 한 가지가 '문제 없음'으로 결론 난 셈이다.

 

다만 3가지 특혜 의혹 중 전 하나금융 사외이사가 대표로 있는 회사의 물품을 부당하게 구입했다는 의혹, 중국 랑시그룹에 특혜 투자했다는 의혹은 아직 남아있다.

 

하나은행은 최순실 씨와 관련된 조사였던 만큼 금감원의 무혐의 발표로 일단 한숨을 돌린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은 하나금융이 '큰 숙제'를 해결한 만큼 내실 성장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2조 클럽' 입성 하나금융, 당국과 화해하고 더 큰 성장 기대

하나금융은 최근 2017년 실적 발표에서 2005년 설립 이래 최고의 연간 실적을 달성하며 '2조 클럽'에 입성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연간 연결당기순이익 2조368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53.1% 증가한 수치로 2005년 설립 이래 최고치다.

 

이자이익(5조1095억원)과 수수료이익(2조260억원)을 합한 그룹의 핵심이익 또한 전년 말 대비 11.4% 증가하며 지주사 설립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다. 자본적정성과 자산건전성 모두 안정세를 보였다. 2017년 말 그룹의 BIS비율 추정치는 14.97%로 전년 말(14.33%) 대비 64bp(0.64%포인트) 상승했다.

 

하나금융은 2017년의 성장세를 올해에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과 남은 숙제는

 

하나금융이 금감원과 풀어야 할 숙제들은 남아있다. 최근 금융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하나은행 채용비리와 더불어 지배구조 검사와 최고경영자 적격성 검사 등이 거론된다.

 

특히 하나금융과 최흥식 원장과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던 틀어진 관계를 완전히 바로 잡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흥식 원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하나금융지주가 금융당국의 권위를 무시한다"고 언급하며 여전히 하나금융에 대한 앙금이 남아있음을 내비쳤다.

 

하나금융은 금감원이 회장 선임절차를 늦춰야 한다고 권고했는데도 회추위 절차를 강행하면서 당국 입장을 무시했다는 것으로 비쳐져 갈등의 골이 깊어진 바 있다.

 

김정태 회장으로서는 연임에 성공했음에도 '관계회복'은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로 안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