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 은행 실적이 순위 갈라...대출 호재로 순이자마진 '쑥쑥'
4대 금융그룹, 은행 실적이 순위 갈라...대출 호재로 순이자마진 '쑥쑥'
  • 윤민경
  • 승인 2018.02.09 1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확대도 한 몫...실적 상승 역할 '톡톡'

 

[비즈트리뷴=윤민경 기자] KB·신한·하나금융과 우리은행 등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순익이 10조원에 육박하며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금리 상승 기조에 따라 은행들의 대출 확대로 순이자마진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이번 금융권 실적 호재에 주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금융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들의 균형 잡힌 성장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금융지주와 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9조7787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하며 금융권 최고 기록을 세웠다.

 

KB금융의 순익은 3조3119억원으로 전년 대비 54.5% 늘었고 신한금융은 2조9179억원으로 5.2% 증가했다. 하나금융(2조368억원)과 우리은행(1조5121억원)도 각각 53.1%, 19.9% 늘어났다.

 

특히, KB금융그룹은 지주사 설립 이래 최초로 '3조 클럽'에 입성하며 신한금융을 제치고 확실한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했다.


◆ 은행 실적이 순위 갈라...NIM 성장세 이끌어

 

국내 리딩뱅크 왕좌는 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 실적에서 갈렸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2조17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5.6% 증가한 반면, 신한은행은 1조7110억원으로 전년 대비 오히려 11.8% 감소했다.

 

신한은행을 제치고 국민은행이 연간 당기순익 1위 자리에 오른 건 지난 2011년 공통 회계 기준 도입 이후 처음으로 은행 부문의 실적 상승이 전체 그룹의 성장세를 이끌었다고 분석된다.

 

반면, 신한은행은 국민은행에 이어 2조1035억원 순익을 기록한 하나은행에도 뒤쳐지며 3위로 밀려났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 시절이던 2012년 1조5840억원 이후 최대치인 전년 대비 20% 증가한 1조512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글로벌 및 국내 금리 상승세에 따라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의 증가 역시 이번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NIM은 1.71%로 전년 대비 0.13%포인트, 신한은행은 1.58%로 0.09%포인트 올랐다. KEB하나은행도 1.53%로 전년 대비 0.15%포인트 상승했고, 우리은행은 1.47%로 0.06%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예금금리 대비 지속적으로 상승한 대출금리에 맞춰 은행들이 대출 비중을 큰 폭으로 확대한 결과 막대한 이자마진을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 결과 KB금융은 지난해 7조7100억원의 순이자이익을 올려 전년 대비 1조3075억원(20.4%)이나 상승하며 리딩뱅크를 수성했다. 신한금융은 6376억원(8.8%)으로 뒤를 이었다.


◆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확대...실적 상승 역할 '톡톡'

 

금융업계에서는 KB금융이 그동안 보험사와 증권사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비은행 부문 확대에 주력해온 것이 이제서야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KB금융의 비은행 부문 당기순익 비중은 2016년 20% 후반에서 지난해 34.5%까지 확대되며 신한금융(44%)과 격차를 크게 좁혔다. 특히, 지난해 비은행 부문에서 KB손해보험과 KB증권의 실적이 신한을 크게 앞선 것이 실적 상승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KB금융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된 후 첫 실적을 낸 KB손해보험과 KB증권은 각각 2717억원과 3303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지만 신한생명과 신한금융투자와 지난해 순이익은 각각 1206억원과 2119억원에 머물렀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비은행 부문인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저축은행 등에서 3600억원대의 순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총 30%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하나금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98%대로 다른 그룹에 비해 은행에만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어서 올해 수익구조 개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우리은행은 올해 손태승 행장 취임 후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국내 금융그룹의 비은행 부문 확대 노력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은행권에서는 앞으로도 이러한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KB금융은 지주사 전환이래 최대치의 기록을 시현했고 하나금융은 처음으로 2조 클럽에 입성했다. 우리은행 역시 1조5000억원대의 순익으로 2012년 이후 어닝서프라이즈에 버금가는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진다면 앞으로도 NIM의 추가 개선 가능성이 높고, 현재 금융권에서 불고 있는 희망퇴직 바람으로 항아리형 인력 구조도 점차 나아질 것으로 금융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