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 노보 타깃 '아블랑스' 인수...제약업계 M&A 바람
사노피, 노보 타깃 '아블랑스' 인수...제약업계 M&A 바람
  • 승인 2018.01.31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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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 ㅣ Mubasher Info
 
[비즈트리뷴] 프랑스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가 벨기에 바이오테크 업체 아블링스(Ablynx)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사노피가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를 제치고 아블링스를 인수하기로 했으며, 이는 이달 기준 두 번째로 큰 거래 규모다.
 
사노피는 아블링스를 주당 현금 45 유로 상당의 조건에 인수키로 합의했다. 이는 노보 노디스크가 처음 인수 제안 규모의 약 두 배에 달한다.
 
지난달 노보 노디스크는 아블링스를 상대로 주당 28유로로 총 26억 유로 상당의 인수 조건을 제안한 바 있다.
 
■ ‘아블링스’는 어떤 기업?
 
아블링스는 희귀 혈액 질환 관련 실험용 약품을 개발하는 업체다.
 
아블링스는 세계 최대 제약 업체들과 제휴를 맺어 라마와 알파카 등의 면역체계에서 발견되는 '나노바디'를 기반으로 신약 개발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사노피는 아블링스의 최대 제휴사 중 하나다. 사노피는 염증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아블링스와 제휴를 맺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사노피는 아블링스의 가장 경쟁력 있는 치료제로 꼽히는 '카플라시주맙(caplacizumab)'에도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카플라시주맙은 혈소판이 감소해 혈전이 생기는 등 치명적인 이상반응으로 발생하는 혈전성 혈소판감소성 자반증(TTP)용 항체의약품이다.
 
브랜디커트 CEO는 "카플라시주맙을 확보하면 희귀 혈액장애 관련 치료제의 라인업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사노피는 기존 인프라 및 최근 인수한 바이오베라티브(Bioverativ)의 플랫폼을 활용해 카플라시주맙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은 유아용 항바이러스제 등 아블링스가 현재 개발 중인 여러 약품들도 상용화 혜택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 투자은행 베렌버그(Berenberg)는 이번 인수에 대해 "아블링스는 좋은 선택이지만 카플라시주맙의 매출이 2023년에 약 4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가정할 때 투자 자본의 4%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블링스 측은 카플라시주맙의 최고 판매량으로 12억 유로를 예측했지만, 이에 대해 사노피는 아직 예측하기에 이르다고 답했다.
 
제약 업체에 부는 M&A 바람
▲ 최근 제약 업계에 M&A 바람이 불고 있다. ㅣ Newsmax
 
로이터 통신은 이번 인수 소식은 노보 노디시크가 아블링스를 상대로 인수 조건을 제시하고 '한 달' 뒤 발표된 것으로, 앞으로 글로벌 바이오테크 분야의 인수합병(M&A)를 가속화하는 징후라고 해석했다.
 
특히 사노피는 M&A에 적극적이다. 일찍이 사노피는 앨나이램(Alnylam)와 바이오베라티브(Bioverativ)를 인수해 혈우병 치료후보물질인 피투시란(fitusiran)의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고 앞으로 글로벌 권한을 획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주 사노피는 혈우병 전문기업 바이오베라티브(Bioverativ)를 116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는 7년 만에 가장 큰 거래 규모였으며 사노피가 희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함이다.
 
올리비에 브랜디커트 사노피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M&A로 희귀 혈액 질환의 치료제 라인업을 강화했다"며 "개별 질병 사례에 따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노피는 또한 일반의약품(CHC) 분야에서도 선두를 유지할 것이며 기대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 화이자(Pfizer)와 독일 유명 제약회사인 머크(Merck KGaA)는 일반의약품 분야에 점차 손을 떼고 있다. 지난해 화이자는 전문의약품 등 핵심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일반의약품 매각 및 분사 등을 고려하며 소비자 헬스케어 사업에 대한 전략을 대폭 수정키로 했다.
 
최근 관련 업계에서도 올해는 ‘바이오테크’ M&A의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톰슨로이터(Thomson Reuters)에 따르면 이달 바이오테크 분야에만 M&A가 263억 달러에 달한다.
 
지난주 미국 최대 제약사 셀젠이 혈액암 치료에 특화된 주노테라퓨틱스(Juno Therapeutics)를 9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러한 M&A 행보는 대규모 제약업체들이 성장모색을 찾기 위함이다. 대형 제약업체들은 미래 전도유망한 신약을 개발 중인 소규모 경쟁 업체들을 인수해 성장세를 되살리고자 하는 것이다.
 
아블랑스 인수를 놓친 덴마크의 노보 노디스크 또한 새로운 신약 제품 개발을 위한 혁신 과제가 남아있다.
 
이전에 라스 프루어가르드 요르겐센 노보 노디스크 CEO는 "노보 노디스크는 제약 라인업을 확장하기 위해 외부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바 있다.
 
제스퍼 브랜드가드 노보 노디스크 최고재무책임자(CFO) 또한 로이터를 통해 "노보 노디스크는 혈액 질환 치료제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계속해서 인수 대상을 물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정은기자 mungija28@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