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3위로 퀀텀점프…김상열 호반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 통했다
업계 3위로 퀀텀점프…김상열 호반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 통했다
  • 권안나
  • 승인 2018.01.3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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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 국내 시공능력평가 13위인 호반건설이 3위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하면서 단숨에 업계 '톱3'로 올라선 가운데,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있다.

산업은행은 31일 이사회를 열고 호반건설을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인수가는 1조6200억원이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지분 50.75% 중 40%만 우선 인수하고 나머지 10.75%는 2년 후 매입하기로 했다.

건설업계에서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CEO로 불리는 김상열 회장은 1961년 전라남도 보성에서 태어나 광주고등학교를 6년만에 졸업했을 만큼 어려운 유년시절을 보냈다. 건설업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조선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바로 중소건설사에서 일을 시작했다. 이후 전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 건국대학교 명예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광주·전남 지역을 기반으로 1989년 직원 5명으로 시작된 호반건설은 시공능력과 탄탄한 재무건전성 등을 바탕으로 광주, 호남 중심의 임대주택 사업 성공신화를 일궈냈다.

▲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l 호반건설
 

호반건설은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경제적인 불황기에 도약의 기회를 얻었다. 김 회장은 90년대 초 건설 경기의 호황에 따라 축적된 자본을 이때 활용해, 헐값에 나온 땅을 사들여 경기가 회복된 후 아파트를 분양해 큰 수익을 올렸다.

이후 호반건설은 2000년대 이르러 전국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2002년 천안, 대전, 울산, 전주 등 성공적인 분양 성적을 써나가며 전국구 주택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이같이 과감한 투자 속에서도 김 회장은 '무차입 경영'과 '90% 분양 원칙'(분양하고 있는 아파트의 누적 계약률이 90%를 넘지 안으면 신규 분양 안하는 것) 등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경영 스타일을 고수하는 등 어떤 측면에서는 보수적인 경영 스타일을 보이기도 했다.

김 회장의 이같은 승부사 기질은 단순히 사업을 확장하는데서 끝나지 않았다.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울트라건설, 여주 스카이밸리(CC), KBC광주방송 등을 인수한 데 이어, 업계 3위인 대우건설 인수전에서도 강력한 뚝심을 바탕으로 마침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대우건설(지난해 시공능력 평가액 8조3012억원·13위) 인수로 호반건설(시공능력 평가액 2조4521억원·3위)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과 함께 토목건축공사 시공능력 평가액 '10조 클럽'에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창사 이래 가장 큰 성과를 낸 지금, 급변하는 사업 환경을 대비해 과감하게 기존의 사업 방식을 버리고 변화를 꾀해야 한다"며 "호반그룹의 회장으로서 넓은 시각으로 적극적인 신규 사업 발굴과 M&A를 포함한 호반의 미래 비전 찾기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힘들었던 어린시절을 잊지 않고,  1999년에는 사재 10억원을 출현해 호반장학재단을 설립했으며, 가정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에게 현재까지 120억여원의 장학금을 지급해 오고 있다. 호반장학재단은 18년 동안 6800여 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했으며 현재 출연자산 145억원, 평가자산 910억 원에 이르는 국내 굴지의 장학재단으로 성장했다.

아울러 2015년부터 현재까지 제22대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상훈으로는 2008년 철탑산업훈장, 2015년 통합경영학회 창조경영자상,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한 바 있다.

[ 권안나 기자 kany872@biztribu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