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7년만에 희망퇴직...엎친데 덮친 카드사 “탈출구가 없다”
KB국민카드 7년만에 희망퇴직...엎친데 덮친 카드사 “탈출구가 없다”
  • 승인 2018.01.1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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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악화...인력감축 이어질 듯
▲ 출처='bbc'
 
[비즈트리뷴] KB국민카드가 지난 2011년 분사한 후 7년만에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있다. 연이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카드업계의 인력감축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비대면 채널의 활성화로 카드사들 지난해 3분기 순익이 20%가까이 급감한 실적을 거뒀고, 엎친데 덮친 겪으로 카드수수료 추가 인하 규제를 앞두고 있는 카드사들은 탈출구가 없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은행권의 이어 카드사들의 잇따른 몸집줄이기 현상은 카드 외 다양한 간편결제수단의 발전에 따른 수익 급감을 막고 비용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것이 카드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새 정부 들어 연이어 계속되고 있는 카드 수수료 인하 규제와 이로 인한 카드사들의 급격한 당기순익 하락은 카드업계의 급격한 위축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업계 1위 신한카드 인력감축 신호탄...카드사들 줄줄이 나서나?

7년 만인 KB국민카드의 희망퇴직은 노조가 사측에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날로 악화하고 있는 카드업계의 현실에서 직원들도 인생 2막을 준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KB국민카드 노사는 17일 이사회를 열어 10년 이상 근속, 만 45세 이상인 과장급과 15년 이상 근속, 만 48세 이상인 차·부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오는 19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합의했다.

앞서 신한카드가 2015년 이후 2년 만에 모집한 희망퇴직에는 모두 200여 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신한카드가 2년 전 실시한 직전 희망퇴직 신청자 176명 대비 10% 증가한 수치로 어려워진 카드업계의 현실을 입증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11일까지 근속 10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총 200명이 신청했다"며 "2015년 대비 10% 가량 증가한 수치"라고 전했다.

카드업계에서 명실공히 1위로 자리하고 있는 신한카드의 희망퇴직 접수와 노조 측에서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KB국민카드의 희망퇴직 행보를 볼 때 상위 카드사들도 수익 한파를 피해가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직 다른 카드사들은 아직 구체적인 희망퇴직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업계 1, 2위를 다투는 신한·KB국민카드가 인력감축에 돌입한 만큼 희망퇴직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드사 전반에 수익감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올해 중으로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가 예정된 만큼 KB국민카드뿐 아니라 전 카드사들이 줄줄이 몸집줄이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 가맹점 수수료 인하 추가 인하 가능성..."탈출구가 없다"

카드업계는 현재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관련, 정부와 정치권에서 모두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 '사면초가'에 놓인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오늘 7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를 예고했고,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정치권에서 선심성 공약으로 카드 수수료 인하를 내걸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당장 2월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로 인하될 뿐 아니라 하반기엔 가맹점 수수료율이 재산정돼 수수료 추가 인하 가능성도 높아 카드사들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도 전에 잇따른 수수료 규제로 실적을 내기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릴 시간도 없이 계속되는 수수료 압박에 사실상 탈출구가 없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카드사들이 이미 지난해 수수료율 우대 가맹점 대상 확대로 이미 35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본 상황이다. 이 상태에서 추가로 인하되면 회복 불가능할 정도의 더 큰 수익 하락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의 잇따른 시장개입이 카드사들의 자율경영을 침해하고 카드업계 인력감축을 더욱 가속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가 실시 예정인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방침이 카드업계 인력 구조조정을 부추기고 신입 채용을 규모를 축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선심성 공약으로 카드 수수료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갈수록 어려워지는 카드사들이 희망퇴직 등을 통한 인력감축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윤민경 기자 bnb826@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