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들려오는 이야기
일본에서 들려오는 이야기
  • 승인 2015.03.1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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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향방을 위해 일본을 주시

원/달러 환율이 심상치 않다(전주 종가대비 26.9원 상승). 장중 한때는 1,136.4원(13년 7월 10일 이후 최고)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미 달러화 강세가 가파라진 이후, 원화 환율과 엔화 환율의 동조화가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한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변화가 나타난 직후에는 동조화 현상이 심화됐다. 전일 한은은 금리인하를 단행했고, 일은은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향후 원화 환율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 최근의 일본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베(정치인)와 구로다(관료)의 동상이몽

최근 일본에서는 아베노믹스의 주역인 아베와 구로다의 언쟁이 화재다. 지난해 10월말 20조엔 상당의 추가 양적완화와 지난달(20일) 국회질의에서 언급했던 필요시 추가완화 가능성 등 적극적인 통화정책으로 아베를 지지하던 때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구로다를 자극한 건 일본의 재정이다. 지난해 11월 아베의 소비세율 인상 시기 지연(15년 4월→17년 4월)에 이어 신평사 무디스의 일본 신용등급 강등이 촉매가 됐다. 아베가 약속했던 2020년 재정정상화의 실현가능성이 낮아진데다, 자국 내 국채 소화여력에 대한 의문도 부각됐다. 다년간의 디플레와 자연재해 등으로 한해 세출의 절반 가량만을 세입으로 충당(절반은 국채를 통해 마련)하고 있는 일본 정부 입장에서 자국민의 국채 소화여력 하락은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 여전히 일본 경기는 추가 엔저를 필요

한편 일본 경기는 여전히 추가 엔저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4/4분기 일본경제성장률이 3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지만 속보치의 2/3 수준에 불과하고 순수출 효과를 제외하면 여전히 0%대 성장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기업들은 과거 엔고에 대한 후유증으로 쉽사리 투자 확대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기업의 투자 제고와 함께 임금 상승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엔저가 담보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엔화 환율 상승(약세) 이어지나 속도는 다소 경감

다소 속도의 조절은 있을 수 있으나, 미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엔/달러 환율은 상승 가능성이 높다. 달러화와 등가가 임박하고 있는 유로화도 BOJ의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을 높이는 유인이다. 다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아베노믹스의 주역인 아베와 구로다의 갈등이 부각되었다는 점에서 일본 자체적인 엔저 유인이 예전만 못한 것도 염두 할 필요가 있다. [하나대투증권 김두언 연구원, 비즈트리뷴 이기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