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청구권 행사...금호고속 되찾나
박삼구, 청구권 행사...금호고속 되찾나
  • 승인 2015.03.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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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리조트지분 48.8% 빼고 '역제안'...인수부담 완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마침내 카드를 뽑았다. 그룹모태인 금호고속을 되찾기로 결심했다.  다만, 박회장이 절묘한 '역제안'카드를 뽑아 재계 안팎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리조트 지분을 빼고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금호아시아나는 9일 저녁 IBK펀드에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그룹 모태기업인 금호고속 재인수를 위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하고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는 이 공문에 금호고속 보유자산 중 금호리조트 지분 48.8%는 제외하고 인수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매각 주체인 IBK-케이스톤 PEF와 매각주관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즉각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답변에 대한 법률 검토에 들어갔다.

왜 그랬을까.

업계는 박삼구 회장이 인수가격을 최대한 낮추겠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 박삼구 회장
 

IBK펀드가 금호아시아나에 제시한 금호고속 매각가격은 약 4800억원 안팎이다. 금호고속의 금호리조트 보유지분 48.8%를 빼면 인수가격은 크게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금호리조트 지분을 제외하면 800억원가량 낮아질 것으로 추정한다. 금호리조트는 그룹 지주사인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이 각각 지분 51.2%와 48.8%를 나눠 갖고 있다. 금호산업에서 금호리조트 경영권을 행사하는 데 지장도 없다.

IBK펀드는 금호아시아나의 공문 내용에 대한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 금호아시아나의 인수대금 완납시한은 정확하게 3개월 뒤인 6월 9일이다. 만일 인수자금을 납입하지 않으면 우선매수권이 사라지고 IBK펀드는 금호아시아나에 제안한 가격 이상으로 제3자 매각에 나설수 있다.

박회장의 금호고속 인수의지는 확보하다. 금호고속이 그룹의 모태기업이라는 상징성때문이다. 박회장은 금호고속 우선매수청구권 주체인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금호터미널, 금호고속 우리사주조합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금호산업은 지난 2012년 IBK펀드에 금호고속 지분을 넘기면서 펀드의 후순위 출자 지분 30%를  확보해 놓고 있는 입장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금호산업이 펀드를 청산할때  이번 인수 대상에서 제외한 금호고속의 금호리조트 지분을 배당 대신 받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트리뷴=정윤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