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회추위서 김정태 회장 배제…사외이사로만 구성
하나금융, 회추위서 김정태 회장 배제…사외이사로만 구성
  • 승인 2017.12.23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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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ㅣ사진=하나금융
 
[비즈트리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멤버에서 제외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어 회추위 관련 내부규범을 이같이 개정하기로 결의했다. 이는 김정태 현 회장이 연임을 위해 최고경영자 승계절차를 불공정하게 운영해왔다는 금융당국의 비판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현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회추위는 3인 이상 8인 이하로 구성하되 사외이사가 과반이 되게 돼 있다. 또한 회추위 위원은 본인이 후보로 추천될 경우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기존 회추위 멤버인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사내이사)과 박문규(사퇴) 사외이사가 회추위에서 빠지고 빈 자리는 박원구·차은영 사외이사가 맡는다. 이에 따라 회추위는 사내이사 1인과 사외이사 6인으로 구성됐으나 이제 7명 모두 사외이사로 바뀐다. 현재까지는 윤종남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박문규, 송기진, 김인배, 윤성복, 양원근 이사 등 6명의 사외이사와 김정태 회장(사내이사)가 회추위원으로 차기 회장 선임절차를 진행해왔다.

하나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감독 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권고사항을 모두 반영하기로 했다"며 이번 이사회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이해 당사자인 김 회장이 회추위원에 참석하는 것을 놓고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논란이 제기돼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지주사 CEO가 본인 연임에 유리하게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최흥식 금융감독원장도 기자간담회에서 “CEO 승계 작업에 잡음이 많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 하나금융 검사 결과를 토대로 7건의 경영 유의 조치 중 최고경영자 승계절차 관련 회추위의 운영개선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하나금융이 금융당국의 지적을 수용해 지배구조 개선에 적극 나선 만큼 김정태 회장이 세 번째 연임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김 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나지만 3연임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내부규범 개정으로 공정시 시비 논란을 차단한 하나금융은 조만간 회추위를 개최해 내년 1월 중으로 후보군을 확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하나금융 이사회는 향후 사외이사 추천과정을 손질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경영유의 조치에서 하나금융에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 객관성과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한편 금감원은 내년 초 주요 금융회사들의 지배구조와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전반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윤민경 기자 bnb826@biztribune.co.kr]